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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복귀 기대하는 대통령실…헌재 선고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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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차분하게 결과 기다리는 중"
기각·각하 시 국무회의·NSC 소집 전망
인용 시 사저서 내란 수사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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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가 열리는 4일 용산 대통령실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의 복귀 여부가 결정됨에 따라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기각·각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헌재 결정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재의 선고 전까지는 탄핵 심판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메시지도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윤 대통령은 헌재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에서 TV로 실시간 생중계되는 탄핵심판을 지켜볼 예정이다. 헌재가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즉시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한다. 반면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복귀해 탄핵 심판과 별도로 진행 중인 내란 혐의 수사에 대비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선고를 앞두고 윤 대통령의 복귀를 기대하며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곳곳에서는 참모진들이 헌재의 선고결과를 예의주시하며, 대화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 복귀에 대비해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 하 수석비서관들이 매일 오전 회의를 개최하면서 주요 현안을 업데이트하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업무 복귀 시 임시 국무회의와 국무위원 간담회 소집,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 등 일정이 줄줄이 이어질 수 있다.

'발등에 불' 美 통상 대응 최우선 과제

윤 대통령 직무 복귀 시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통상 대응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모든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 통상 전쟁 대응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만큼 이에 대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아직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한·미 정상 간 통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방미 계획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헌재 최후 변론에서 임기 단축 개헌을 제안했던 윤 대통령이 정치개혁에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이 복귀 후 개헌 의지를 포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정 운영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국정에 복귀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만큼 개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를 위해 내각을 전면 개편하고, 대통령실 핵심 참모도 교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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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의 2차 출석요구서도 수취 거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오는 27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강진형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헌재 탄핵심판 최후 변론에서 기각 또는 각하 시 직무에 복귀하게 되면 "남은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직무에 복귀한 윤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약속한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을 얼마나 본격화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임기 연연 안 한다는 尹, 개헌 관심사
구체적인 개헌 방향성을 밝히진 않았으나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봤을 때 임기 단축 개헌에 무게가 실렸다. 만약 윤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 계획을 밝히고, 여야가 여기에 동의한다면 내년 초까지 국민투표를 거쳐 ‘대통령 4년 중임제’로 헌법을 바꿀 수 있다. 이 경우 내년 6월 대선과 지방선거를 함께 치를 수도 있다. 동시 선거가 이뤄지면 2년마다 행정부(대선)와 입법부(총선)에 대한 국민 평가를 번갈아 가며 받을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 임기는 약 11개월 줄어든다.

내년 초 개헌이 힘들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선택지도 있다. 개헌 후 두 달 안에 대선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윤 대통령 임기는 약 9개월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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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에서 경찰 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책임총리제’ 실현 여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대통령은 대외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 했다. 책임총리제는 이전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검토됐지만 흐지부지 말뿐으로 끝난 적이 많다. 책임총리제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 해임 건의권 등 실질적인 권한을 줘야 하는데, 법적 근거가 없어 개헌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문제는 다시 정권을 잡은 윤 대통령이 개헌이나 책임총리제 도입에 나설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헌재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로 국정동력을 상실하고 정통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과연 야당이 협조를 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개헌과 정치개혁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어길 경우 국민적 비판이 잇따를 수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방향성은 밝힐 것이란 분석도 있다.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경제활성화 방안 등도 적극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에도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이 일방 삭감 처리한 감사원의 비리 감사 예산이나 검찰·경찰의 민생수사 예산 등도 추경을 통한 복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분열된 국민여론을 통합하는 과제도 숙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국정운영 협조를 구하고, 협치와 소통의 모습을 통해 개선된 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지속적으로 잡아 왔던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지도 관심사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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