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5% 상호관세 부과가 발표된 3일 코스피지수가 2440선 아래로 급락한 뒤 낙폭을 줄여 2480선을 탈환했다. 1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현시점이 저가라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에 나선 영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16p(0.76%) 하락한 2,486.70, 코스닥 지수는 1.36p(0.20%) 하락한 683.49로 장을 마감했다. 뉴스1 |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19포인트(0.77%) 하락한 2486.6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2.7% 넘게 내려 2440선 아래에서 장을 시작했지만, 꾸준히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 역시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전날보다 1.37포인트(0.2%) 내린 683.4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645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이 6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지수가 급락한 상태로 시작했지만 관세 무풍지대로 분류된 바이오 업종과 방산, 조선 업종을 중심으로 낙폭을 줄였다. 미국 관세 부과에 타격이 예상되는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업종은 주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24시간 비상대응 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개인·기업 빚의 절반, 1933조가 부동산에…경제성장 저해
부동산에 1932조5000억원의 대출이 쏠리며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저해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3일 한국은행은 금융연구원과 공동 개최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 콘퍼런스에서 국내 부동산 관련 신용(대출) 규모가 작년 말 기준 1932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개인+기업) 신용의 49.7%에 달한다고 밝혔다. 추이를 보면 2014년 이후 매년 약 100조5000억원씩 증가했다.
이는 금융기관의 가계 주택관련대출,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기업대출(프로젝트파이낸싱 포함)을 합한 수치다.
이처럼 부동산에 대출이 집중된 원인으론 가계·기업의 부동산 투자 집중, 금융기관의 이자수익 중심 영업, 부동산 대출을 유도하는 자본규제 등이 꼽혔다.
한은은 2013년 이후 약 9년 동안 수도권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며 ‘부동산 불패신화’가 형성됐고, 이에 가계들이 대출을 통해 자기 자본보다 더 큰 규모의 자금을 일으켜 주택을 구입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기 호황에 2015∼2023년 부동산 사업체가 82.6% 증가하는 등 기업 측 수요도 커졌다.
공급 측면의 원인도 있다. 한은은 국내 은행들이 위험 대비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가능한 주택 관련 대출 중심으로 자산 규모를 확대해 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주택 관련 정책금융이 지속적으로 공급됐고, 대출요건도 완화되면서 대출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부동산 쏠림 현상이 경제성장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자체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업은 대출집중도는 가장 높은 반면 자본생산성은 서비스·제조업의 절반 이하로, 신용이 집중될수록 민간신용이 창출하는 전체 부가가치를 떨어뜨렸다.
사진=연합뉴스 |
◆라면·소스류 인기에 1분기 K푸드 수출 ‘사상 최대’
라면·소스 등을 앞세운 K푸드가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분기 K푸드플러스(K-Food+) 수출액(잠정)이 지난해보다 7.9% 증가한 3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K푸드플러스 수출액은 농식품 제품과 스마트팜, 농기자재, 동물약품 등 농산업 수출액을 합산해 집계된다. 품목별로 보면 농식품은 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다. 지난해 기록한 1분기 최고 수출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했다.
농식품 수출은 거의 모든 시장 권역에서 증가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로 보면 걸프협력이사회(GCC)에서 37.9%, 유럽연합(EU)·영국 34.1%, 북미 21.7% 등으로 높게 나타났다.
1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보인 가공식품 중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상위 품목은 라면(27.3%), 연초류(14.5%), 소스류(9.1%)다. 라면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EU, 독립국가연합(CIS), GCC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이 늘었다.
연초류는 아랍에미리트(UAE) 등 GCC 권역에서 한류 영향으로 한국산 얇은 담배에 대한 인기가 높고, 러시아, 몽골 등 CIS 권역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소스류는 고추장, 된장 등 전통적인 장류의 수출과 함께 현지 트렌드에 맞는 매운맛 소스, 한국식 치킨 양념 소스 등이 수출을 견인했다.
농산업 분야의 1분기 수출 실적도 7억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주요 수출 상위 품목은 동물용 의약품, 농약, 종자, 비료이다. 동물용 의약품은 2월 말까지 60.8% 성장한 6600만달러 수출을 기록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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