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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럼프 관세가 미국 기업에 정말 득이 될까.
애플의 글로벌 공급망을 시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대해 뉴욕타임즈, 블룸버그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살펴보면 △캄보디아 49% △베트남 46% △태국 36% △중국 34% △대만 32% △인도네시아 32% △스위스 31% △남아프리카공화국 30% △인도 26%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말레이시아 24% △이스라엘 17% △영국 10% 등이다.
한마디로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으로 수입할 경우 관세율만큼 추가로 비용이 붙어, 미국 소비자에게는 되려 비싸게 팔린다는 원리다. 이럴경우 수입제품보다 자국 생산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할 가능성이 커지며,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들의 공장을 미국으로 불러들이는데도 효과적일수 있다.
문제는 다른 나라가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 등 무역장벽에 따라 미국 기업이 받는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이번 상호관세가 미국 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처음 임기 당시 중국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 애플은 아이패드와 에어팟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아이폰 생산 공장은 인도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이 전략은 애플에 역효과를 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공장이 들어서 있는 베트남에 46%, 인도에 26%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관세가 즉시 발효된다고 밝혔지만, 일부 무역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러한 관세발표가 사실상 예비적 조치로 미국의 해외 관세를 줄이기 위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행정부가 각국에 부과한 관세는 애플 사업에 대한 압박을 가중시킬 위험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는 아이폰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은 이미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계획에 따라 중국 관세율이 34%로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라고 부르는 비용은 애플의 사업을 곤경에 빠뜨릴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애플이 판매하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는 기업의 연간 약 4000억달러(약 580조8000억 원)의 수익중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애플은 이러한 수수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는 결국 애플이 해당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줄이는 것을 받아들이거나, 간접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추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아이폰 및 기타 기기에 대한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어떠한 구제 조치 없이 애플의 연간 비용을 85억달러(약 12조3420억원) 증가시킬 전망이다.
이는 내년 애플 수익을 주당 0.52달러, 즉 약 78억5000만달러(약 11조3982억원) 감소시킬 것이며, 내년 수익에 약 7%의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장외 거래에서 5.7%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팀 쿡 애플 CEO는 백악관을 방문해 애플이 미국에 수천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2월 애플은 해당 약속을 실제로 이행해 미국에 5000억달러(약 726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 입장으로는 어찌보면 트럼프 행정부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에서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원만하게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결과 애플은 대부분의 제품에 대한 관세를 피했었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무역 관리들은 아이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으며, 애플워치에 대한 관세도 면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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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금까지 단 하나의 주요 제품 생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지 않았으며, 그 대신 중국을 넘어 생산 기지를 다각화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애플은 인도에 아이폰 조립라인을 세우기 시작했으며, 인도의 근로자를 교육하고 최신 아이폰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5년을 할애했다. 현재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 있으며, 애플은 인도 공장에서 매년 판매하는 2억대의 아이폰 중 약 25%를 생산하는 목표에 도달해 있는 상태다.
마찬가지로 애플은 애어팟, 아이패드, 맥북의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중국 공장이 폐쇄된 후 애플 이외도 다른 빅테크의 생산기지로 거듭났다. 베트남 공장은 2023년 애플이 보유한 상위 200개 공급업체 중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 이번 상호관세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기술 기업이긴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미국 기술 기업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외 공급업체에 크게 의존하지 않지만, 중요한 가전제품 사업이 해외에 나가 있다. 또한 이번 관세 계획으로 인해 이러한 기업들이 새로운 AI 기술을 구축하기 위해 계획 중인 거대한 신규 데이터 센터를 짓는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세금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수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해 세계 무역을 재편하려는 시도다. 현재 인도는 미국 상품에 13.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농산물에 39%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트남은 미국 상품에 8.1%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농산물에 17.1%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성명을 내지 않았다.
인공지능을 사용해 제조 성과를 개선하는 기업 인스트루멘털 설립자이자 이전에 애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안나 카트리나 CEO는 “애플은 이번 새로운 관세 수치를 기업의 모델에 적용하고 몇시간 만에 얼마나 큰 문제가 발생했는지 알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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