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마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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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의 쉼 없는 달림, 결국 대기록에 닿았다.
경남 밀양 출신인 문세영은 넉넉치 않은 가정의 4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돌보고 베푸는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 그는 "그 모습이 때로 불편하기도 했지만 결국 그런 부모님의 그런 따뜻함을 통해 사람과 동물에 대한 애정, 성숙함을 배웠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까지 태권도를 배웠던 문세영은 체육교사 권유로 기수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2001년 데뷔전부터 주목 받기 시작했던 그는 2003년 최단 기간 100승 달성, 2008년 연간 최다승 기록 경신 등 기록 제조기로 거듭났다.
실력 만큼 인품도 뛰어났다.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 중계를 담당 중인 김려진 아나운서와 2009년 결혼할 당시 한국마사회 임직원 및 경마 관계자 등 무려 800여명의 하객이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제 10대가 된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문세영은 종종 아내, 자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가족의 소중함을 중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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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세영은 도도함 속에 겸손함과 성실성을 갖추고 있다. 경주 전반을 읽는 예리한 시각 뿐만 아니라 과감한 전개 스타일도 특징. '지금이순간'을 시작으로 '청담도끼', '문학치프', '어마어마', 최근에는 '이클립스베리'와 '원더풀슬루'까지 수많은 명마들과 호흡을 맞춰온 문세영은 러브콜을 보낸 관계자들에게 우승이라는 확실한 결과물을 안기면서 가치를 입증했다. 마주, 조교사, 팬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게 롱런의 최대 비결인 셈.
문세영의 2000승은 박태종(통산 2246승)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문세영은 2014년 1000승, 2019년 1500승을 달성할 때마다 "'큰 산'과 같은 박태종 선배님의 길을 저는 그저 편안하게 따라가고 있을 뿐"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문세영은 통산 9343전에서 2000승을 거두며 승률 21.4%, 연승률 49.5를 기록 중이다. '대상경주 우승 보증수표'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2013년 마카오 초청기수, 2017년 싱가포르 경마 진출 등 도전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안정된 국내 무대를 두고 험한 길을 택하는 그의 선택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으나, 문세영은 '머무르지 않고 도전한다'는 좌우명 실천과 더불어 후배 기수들의 글로벌 무대 진출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 속에 발걸음을 이어왔다.
문세영은 2000승 달성 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경마 팬분들의 응원과 질책 모두 감사드린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전설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