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급 문제도 여전…품절 사태 지속
불안한 임대매장, 일부 점포 결국 철수
3일 오후 주부들이 한창 장을 볼 시간임에도 서울 송파구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은 썰렁하기만 했다. |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에서 만난 김희승(32,가명) 씨는 “점포를 찾는 사람도 줄어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형마트업계 2위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점포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평일 낮임을 감안하더라도 인근에 북적이는 롯데마트와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다.
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에는 쇼핑을 하는 고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텅빈 에스컬레이터 모습. |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신청 직전부터 창립 28주년을 앞세워 사실상 한 달 내내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지만, 흥겨운 세일 분위기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앞서 홈플러스는 2월 28일부터 시작한 창립 28주년 기념 ‘홈플런 is BACK’ 행사를 시작으로, ‘앵콜 홈플런’, ‘홈플런 성원고객 감사제’, ‘세계미식여행 미국산 식품 판촉 행사’ 등 계속 다른 이름을 내세워 세일을 이어오고 있다. 한달 사이 무려 ‘4차 할인전’을 계속 펼친 셈이다.
업계는 이를 두고 상거래채권 변제 등을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본다. 홈플러스는 작년 12월부터 2월까지 발생한 납품대금과 정산금 등에 대해 법원의 조기변제를 허가받아 순차 지급 중이다. 3월 31일 기준 입점주 보증금 반환액 42억 원을 포함해 940억 원이 지급돼 총 상거래 채권 지급액은 6893억 원이다.
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있는 홈플러스 잠실점의 우유 진열대. 서울우유 측의 납품 중단으로 서울우유 제품이 거의 없었다. |
상품 수급 문제도 여의치 않다. CJ제일제당,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등 주요 업체가 납품을 정상화 했지만 여진은 남아있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홈플러스 납품 중단 여파로 우유 매대엔 업계 1위 서울우유가 자취를 감췄다. 일부 가공식품은 아예 통으로 품절돼 진열대가 ‘이 빠진 모양’이었다. 특히 일부 진열대는 포장박스를 안쪽에 넣어 매대가 비어보이지 않는 꼼수도 보였다.
허준형(40) 씨는 “구매하려한 상품이 품절”이라며 “온라인으로 구매하려고 검색 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일부 제조사에서 물류 문제로 인해 발주를 해도 입고가 안되는 상황이 계속 발생 중”이라며 “이로 인해 확실한 입고일이 미정인 상품도 있다”고 해명했다.
지하 1층 생활용품 매대 상황은 더 심각했다. 상품진열관리 직원만 있었을 뿐 고객은 1~2명에 불과했다. 일부 생활용품은 진열대 뒤가 훤히 보일 정도로 휑했다. 상품수급 문제가 식품을 넘어 생활용품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 점포에 입점한 임대매장(테넌트) 점주들도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잠실점 1층에 있던 한 의류 매장은 아예 점포를 철수했다. 한 임대매장 관계자는 “지금같은 상황에서 새 점포가 홈플러스에 들어올지 모르겠다”면서 “사태 해결 기미는 안 보이고, 본사도 별다른 얘기가 없어 우리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홈플러스 잠실점 내 한 임대매장이 철수에 앞서 마지막 총정리 세일 중이었다. |
[이투데이/유승호 기자 ( pete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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