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르포] 尹 자택 아크로비스타…침묵 속 '불편한 동거' 우려도

0
댓글1

尹, 탄핵 인용 시 아크로비스타 돌아올까
"그 양반 싫진 않은데, 조용히 살고 싶다"
"극단 상황…어떤 일이 일어날지 걱정돼"


더팩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탄핵 인용 시 아크로비스타 복귀 가능성이 주목된다.지난 2022년 5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을 나서는 가운데 김건희 여사가 배웅하는 모습. /대통령실


[더팩트ㅣ서초=김정수·이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모인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다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즉각 복귀하지만, 탄핵 인용 시에는 한남동 관저를 떠나야 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은 기존에 머물던 자택 '아크로비스타'로 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곳 주민들과 주변 상인들은 대부분 침묵을 지켰다. 탄핵 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까닭인지 말을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다만 곧 있을지도 모르는 그와의 '불편한 동거'를 경계하는 눈초리가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그가 몰고 올 세간의 이목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60대 남성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 가기 전까지 여기 살 때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그 양반을 싫어하지는 않는데 기자니 뭐니 하면서 사람들이 북적이고, 경호원들인가? 그런 사람들도 돌아다니고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좀 조용히 살고 싶은데 (윤 대통령이) 여기 또 오면 시끌시끌할 것 아닌가"라며 "조용한 게 최고다"라고 했다. 남성은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과 관련해선 "그거야 뭐 잘못한 게 있으면 탄핵되지 않겠느냐. 난 모른다"라며 더 이상 묻지 말라는 뉘앙스였다.

더팩트

윤 대통령은 탄핵 인용 시 서초동 자택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웃 주민들과 주변 상인들은 대부분 침묵을 유지하면서도 '불편한 동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서초=이동현 기자


뒤이어 만난 20대 여성은 "(윤 대통령이) 돌아오면 너무 불편할 것 같다"며 "예전에도 그랬고 돌아오면 경호 문제도 있고 기자도 다시 몰릴 텐데, 지금처럼 너무 극단으로 내몰린 상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고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헌재도 진공상태로 만든 마당인데, 기자도 그렇고 지지자들도 몰릴 걸 생각하면 별로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아크로비스타 주변은 윤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가장 뜨거웠던 집회 장소 중 하나였다. 이에 아크로비스타 주민들이 집회로 인한 소음 피해를 호소, 서초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더팩트

윤 대통령은 오는 4일 예정된 헌재 탄핵 심판 선고에 출석하지 않는다. 그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탄핵 심판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아크로비스타 주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60대 여성은 "손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위기는 그렇게 좋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언급을 꺼리면서도 "지금 이 상황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지 않은 느낌"이라며 말을 돌렸다.

윤 대통령이 오더라도 큰 불편함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고 있던 70대 여성은 "여기로 오든 다른 데로 가든 그 사람 마음아닌가"라며 "(불편한 점은) 딱히 없었고 아무튼 대통령이 여기 동네로 다시 오든 말든 상관없다. 근데 기각이지 이건"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 20대 남성은 "(윤 대통령이 여기 살았던걸) 안다. 예전에 현수막이 걸려 있던 걸 본 것 같다"며 "예전에는 대통령이 같은 아파트에 산다는 게 좀 신기했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다. 여기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신경 안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아크로비스타 주변에는 '아크로비스타의 자랑스러운 주민 윤석열님, 제20대 대통령 당선 경축, 아크로비스타 주민 일동'이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모두 수거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오는 4일 예정된 헌재 탄핵 심판 선고에 출석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대통령은 내일 예정된 탄핵 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서 TV로 생중계되는 탄핵 심판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탄핵이 인용된다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한남동 관저를 떠나야 한다. 윤 대통령 부부가 별도의 주거지를 마련하지 않았다면 자택인 아크로비스타로 돌아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관련 경호 대책이 갖춰져야 하는 만큼 당분간은 관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호 문제에 따라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인 2017년 3월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더팩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전체 댓글 보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국일보이변도, 경쟁도 없다… 이재명 독주에 '흥행 리스크' 커지는 민주당
  • 뉴스1이재명, 가상 3자 대결서 모두 압승…홍준표 24%·이준석 7%
  • 뉴시스홍준표 "이준석, 결국 우리 쪽으로"…李 "무슨 염치로?"
  • 이데일리"윤석열 점지받은 사람이 국힘 대선후보"...여전한 '윤비어천가'
  • JTBC[JTBC 여론조사] '가상 3자 대결' 결과는…이재명 45% vs 홍준표 24% vs 이준석 7%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