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상호관세 25% 발표
한국, 대외의존도 90% 취약 구조
올 한국 성장률 1%대 초반 불가피
“내수 진작 실패하면 0%대로 추락”
한국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상보다 강력한 상호관세 25%(행정명령에는 26%)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경제성장률 1%대까지 위협받고 있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내수는 고꾸라지고, 역대 최악의 산불까지 겹쳐 정부는 '필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지만, 통상 외교 난맥을 뚫을 리더십 부재는 뼈아프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산 수입품에 상호관세 25%를 물리고, 모든 국가에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지난해 기준 실효세율이 0.8%였지만, 상호관세 앞에선 FTA도 무용지물이다. 유럽연합(EU·20%), 일본(24%)보다 우리나라에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남은 후속 협상에서도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수출 주도 산업 위주인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관세 인상에 취약한 경제구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상호관세 발표는 우리 수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중국 경제도 위축돼 대중 수출까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는 최대 위기"라고 우려했다.
한국, 대외의존도 90% 취약 구조
올 한국 성장률 1%대 초반 불가피
“내수 진작 실패하면 0%대로 추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워싱턴=AP 뉴시스 |
한국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예상보다 강력한 상호관세 25%(행정명령에는 26%)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경제성장률 1%대까지 위협받고 있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내수는 고꾸라지고, 역대 최악의 산불까지 겹쳐 정부는 '필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지만, 통상 외교 난맥을 뚫을 리더십 부재는 뼈아프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한국산 수입품에 상호관세 25%를 물리고, 모든 국가에도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지난해 기준 실효세율이 0.8%였지만, 상호관세 앞에선 FTA도 무용지물이다. 유럽연합(EU·20%), 일본(24%)보다 우리나라에 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된 점을 고려하면, 남은 후속 협상에서도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수출 주도 산업 위주인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관세 인상에 취약한 경제구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상호관세 발표는 우리 수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중국 경제도 위축돼 대중 수출까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에는 최대 위기"라고 우려했다.
커지는 성장률 하방 압력… 0%대 성장 전망도
한국 경제에 악재는 이미 차고 넘친다. 건설경기 등 내수는 가라앉은 지 오래고, 탄핵 정국에 따른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관세율을 부과받으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농후해졌다.
지난달 31일 올해 우리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국회예산정책처는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면 성장률은 전망보다 0.1%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미국이 멕시코·캐나다에 각각 25%, 중국 20% 추가관세, 우리나라에는 10% 보편관세를 부과했을 때 시나리오다. 이번에 부과된 상호관세를 적용하면 성장률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영일 예정처 거시경제분석과장은 "기존 시나리오보다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더 크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상호관세 관련 아시아 증시 뉴스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
이미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0%대로 낮춘 해외기관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최근 미국발 관세 충격 등을 먼저 반영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9%로 낮췄고, 영국의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도 지난달 26일 전망치를 1.0%에서 0.9%로 내려 잡았다.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5%,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6%를 각각 전망한 만큼 올해 성장률 1%대 초반은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호관세 여파로 한국 성장률은 1%대 초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며 "2분기 이후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순수출이 감소하는 등 경기하락은 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도 "수출 기업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고, 국내 소득도 줄어 내수도 부정적"이라며 "성장률에 분명한 하방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추경, 금리인하 가릴 때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트럼프 행정부와 남은 협상에서 상호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수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내수 진작은 필수라고 역설한다. 추경이든 금리인하든 가릴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정부가 내수 진작에 실패하면 올해 성장률은 0%대까지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산불 추경 외 대규모 추경이 필요하고, 미국 관세 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금리인하를 통해 원화가치를 낮추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