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흐림 / 4.2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비상계엄 후 첫 선거···민심은 윤석열 심판했다

경향신문
원문보기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지난 2일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교육감이 지난 2일 꽃다발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치러진 4·2 재보궐 선거에서 민심은 정권심판론을 주장하는 야권에 힘을 실었다. 지방자치단체장 재선거가 열린 5곳 중 4곳에서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과 경남뿐 아니라 민심의 가늠자로 불리는 충청권에서도 야권 후보가 여권 후보를 큰 표 차로 앞섰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 치러진 이번 선거가 윤 대통령 파면 시 열릴 조기 대선의 예고편이 될지 주목된다.

진보 성향의 김석준 후보가 51.13%를 득표해 보수 성향의 정승윤 후보(40.19%)를 제치고 당선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대표적으로 탄핵찬성·반대 진영 간 대리전이 벌어진 곳이다.

검사 출신인 정 후보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를 거쳐 현 정부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친윤석열(친윤)계 인사이자 탄핵 반대론자다. 정 후보의 선거 운동에는 극우 성향의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손현보 부산세계로교회 목사 등이 나서 “윤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며 보수 세력 결집을 시도했다. 김 후보 측은 “교육감 선거운동이라고 해야 할지 태극기 집회라고 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내란혐의 피의자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을 때 눈과 귀를 의심했다”고 맞섰다. 보수 성향이 강한 부산에서도 탄핵반대 세력 결집에 실패한 것이다.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전날 56.75%를 득표해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38.12%)를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변 시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거제에 출마해 당시 51.23%를 득표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에 밀려 낙선했지만 약 1년 만에 시장으로 복귀했다. 짧은 시간 안에 보수세가 강한 지역 민심이 변화를 보인 것은 12·3 비상계엄 사태 등 현 정부 실정과 최근 탄핵 정국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두루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각종 선거 때마다 민심의 가늠자로 불리는 충청권 민심도 민주당을 선택했다.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서 오세현 민주당 후보는 57.52%를 득표해 당선됐다.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는 39.92% 득표에 그쳤다. 민주당은 2022년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 때 박경귀 국민의힘 후보(50.56%)에 시장 자리를 내줬지만 2년여 만에 이를 되찾았다.

국민의힘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부산과 경남, 중원인 충남 모두에서 야권에 자리를 내주며 경고등이 커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 기울이고 가열차게 혁신하면서 국민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곳은 경북 김천시장 선거가 유일하다. 배낙호 국민의힘 후보가 51.86%를 득표해 황태성 민주당 후보(17.46%)를 누르고 당선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패배는 우리가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가)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 지역에서 강세를 보인 민주당은 정작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 선거에서 패배하는 이변을 맞았다. 혁신당 소속 정철원 후보가 51.82% 득표율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이재종 민주당 후보(48.17%)를 누르고 담양군수가 됐다.

담양은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가 유일하게 직접 방문해 지지 유세를 벌인 곳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패배가 이 대표에 대한 호남의 평가로 이어져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며 혁신당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약체 였던 점을 부각했다. 무소속으로 담양군의회 3선을 할 만큼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정 군수에 비해 이 후보의 조직력이 약했다는 것이다. 정 군수는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탈당 후 혁신당 후보로 출마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이번 선거기간 많은 호남 시민들께서 ‘매번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렸다”며 “담양 민심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첫 자치단체장을 배출한 혁신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호남에서의 선거 승리로 존재감을 부각한 만큼, 조기 대선이 현실화했을 때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혁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인 서왕진 의원은 “민주당이 혁신당을 중요한 협의 상대로 존중하고 함께 연대의 판을 만드는 데 진지하게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청장 재선거에서는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56.03%로 당선됐다. 극우 성향의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가 32.03%를 득표한 것이 눈에 띈다.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자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보수 유일 후보임을 강조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바닥 민심을 보여주는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지지가 우세했다. 광역의원 재보선이 치러진 8곳 중 국민의힘은 5곳, 민주당은 3곳에서 당선됐다. 특히 민주당은 경기 성남분당, 경기 군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76명 대 국민의힘 76명‘으로 동률이던 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이 됐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6곳, 국민의힘은 2곳에서 승리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정훈 은퇴 롯데
    정훈 은퇴 롯데
  2. 2카카오 폭발물 협박
    카카오 폭발물 협박
  3. 3쿠팡 개인정보 유출
    쿠팡 개인정보 유출
  4. 4롭 라이너 부부 피살
    롭 라이너 부부 피살
  5. 5드림 윈터투어
    드림 윈터투어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