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샤오미 전기차 사고, 운전미숙으로 몰아가는 中매체들

0
댓글0
핵심요약
샤오미 첫 전기차 SU7 고속도로 사고…탑승자 3명 사망
사고 뒤 문 잠기고, 배터리 폭발이 사고원인 주장 나와
샤오미 "차량 경고 뒤 감속, 수동 조작 전환 뒤에 사고"
中매체들 "자율주행 기능 사용시 더 많은 주의 필요해"
전기차 산업 보호 위해 자율주행과 조작미숙 탓으로?
노컷뉴스

고속도로 충돌 사고로 불타고 있는 샤오미 전기차 SU7. 펑파이 홈페이지 캡처


샤오미가 생산한 전기차에 탑승한 대학생 3명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충돌·폭발 사고로 모두 사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중국 매체들이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배터리 폭발 등 전기차 자체의 안전성 보다는 운전자의 자율주행 기능 조작 미숙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샤오미 전기차 사고 뒤 문 잠기고, 배터리 폭발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0시 44분(현지시간)쯤 중국 안후이성 통링지역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가 생산한 전기차 SU7이 주행중 콘크리트 구조물을 들이받은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와 동승자 3명이 모두 숨졌다.

스마트폰과 로봇청소기 등 IT·전자제품을 주로 만들던 샤오미가 생산한 첫 전기차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U7가 사고로 전소돼 탑승자가 모두 사망한 점, 그리고 사망자들이 모두 대학생이라는 점 등에서 이 사건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배터리 폭발 등 전기차 고유의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됐다. 탑승자 가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차량이 가드레일에 충돌한 뒤 문이 잠겼고, 배터리에 불이 붙어 차에 탄 세 사람이 불에 탔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4월에도 중국 최대 IT기업 화웨이가 기술지원한 전기차 'AITO M7'이 고속도로에서 앞차와 추돌한 뒤 폭발했는데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 3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로 추정됐다.

노컷뉴스

샤오미 전기차 SU7. 신화통신 홈페이지 캡처



그동안 샤오미는 자사의 전기차에는 자체 개발한 '리버스 배터리 공법'(배터리의 음·양극을 바닥쪽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해 차량 충돌과 바닥 긁힘 등의 사고가 발생해도 발화 사망사고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홍보해왔다.

여기다 최근에는 샤오미 창업자이자 CEO 레이쥔이 자사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방탄 코팅'을 한 수박을 6층 옥상에서 바닥으로 던지는 실험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샤오미 전기차의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자율주행 과신한 탓"…전기차 안전성 문제 후순위로

그런데 샤오미 측이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고속도로 자율주행'(Navigate on Autopilot) 기능 조작 문제를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샤오미 측은 당시 차량이 자율주행 상태로 시속 116㎞로 운행하다 도로 공사로 인해 반대 차선으로 우회 운행해야 한다고 운전자에게 경고한 뒤 감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후 운전자가 수동 조작상태로 전환했지만 결국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충돌시 속도는 시속 97㎞였다.

샤오미의 발표 이후 이번 사고에 대한 초점은 자율주행 기능 과신과 조작 문제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중국 매체들은 배터리의 안전성이나 사고시 차량 문잠김 등 차량 자체의 안전성 문제는 후순위로 내리고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기능을 과신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3일 SNS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사고에 대한 논란을 소개하며 "사람들은 이 기술(자율주행)과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명확하게 표시하고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결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기술을 채택할 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을 자율주행 기능을 과신해 사용한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돌리는 뉘앙스다.

중국 매체 펑파이도 이날 "산업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지능형 주행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여전히 L2(운전 보조) 수준 범주에 있다"며 "운전자는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언제든지 차량을 제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어떻게 키운 전기차 산업인데… "부정적 이미지 안돼"

중국 매체들이 전기차 자체의 안전성 보다 운전자의 조작 미숙을 사고 원인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자 판매국인 중국의 전기차 산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2020년에 137만대에 불과했던 중국의 전기차 생산량은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1천만대를 돌파했다. 또, 지난해 9월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1174만대 가운데 중국 점유율이 무려 63.2%를 차지했다.

동시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 CATL의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또,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기업으로 배터리까지 생산하는 BYD는 점유율 2위를 기록중이다. 두 업체 만으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50%를 훌쩍 넘는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시행하며 중국외 전기차 기업에 거액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혁신' 기업으로 통하는 샤오미가 생산한 전기차가 배터리 폭발 등의 사고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 중국 전기차 산업 전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 샤오미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는 CATL과 BYD가 납품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매체들이 앞장서 이번 사고를 차량 안전성 문제 보다는 아직 미완성 기술인 자율주행 문제, 특히 자율주행 기능을 과신한 운전자의 조작 미숙 문제로 돌리는 것이 중국 전체 전기차 산업을 보호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노컷뉴스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국일보"상하이서 기도하고 싶다"던 교황...중국도 애도 동참
  • JTBC보잉기 이어 소고기도?…미국산 퇴출, 호주산 대체
  • 프레시안트럼프 지지율 취임 뒤 최저…'법원 무시, 대학 통제, 3선 출마' 모두 부정 평가
  • 중앙일보"의심스럽다" 알몸 수색까지…하와이 간 독일 소녀들 추방 됐다 왜
  • 동아일보노래방 마이크 입 댔다가…‘이것’ 감염돼 8년째 고통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