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최근 경기·수도권에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특히 소득 기준이 낮고, 입주 조건이 까다로운 ‘국민임대주택’도 1순위(당해 지역 거주자)에서 마감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며 관심을 끈다.
공공임대주택은 5년 혹은 10년의 임대 기간 종료 후 입주자에게 우선 분양 전환되는 주택으로, 전용 85㎡ 이하는 시중 시세 90% 수준으로 임대가 가능하다. 이중 국민임대주택은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되는 주택으로 시세의 60~80% 수준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청약 접수 결과 미달로 재공고·추가모집이 많던 경기도 파주시 등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 주목된다.
3일 LH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모집 공고된 파주시 국민임대주택 청약접수 결과, 8개 단지·12개 타입 중 총 8개 타입이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됐다.
‘운정해솔6’ 단지 51타입은 30호 모집에 248가구가 신청하며 가장 높은 827%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운정물향기1’ 단지 37타입도 30가구 모집에 221가구가 신청하며 청약률 737%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청약 접수 결과다. 지난해 10월 4일 모집 공고된 ‘파주운정3 A20 블록’ 공공분양주택의 경우 배정된 474가구에 360가구만 사전청약 접수하며 미달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지난해는 해당 지역을 비롯해 경기 외곽 지역의 1순위 마감은 거의 없었다”며 “대부분 2·3순위 모집까지 넘어가거나 그래도 미달하는 경우 추가 모집을 여러 차례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2023년으로 넘어가도 1순위 마감은 드물었다. 2023년 6월 파주시 국민임대주택 접수현황에 따르면 총 8단지 중 ‘운정해솔6’ 단지 45타입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특히 ‘문산서유3’ 단지의 경우 30호 모집에 신청자수 2명을 기록하며 청약률 7%를 기록하는 등, 이때 공급된 단지 중 절반이 청약률 100% 아래로 미달했다.
순천시 서면 선평3지구 국민임대주택 건설현장. [박대성 기자] |
LH 측은 지난해 11월 29일 공공주택 특별법이 개정되며 신청 면적 제한이 풀린 것을 청약률 상승의 핵심 요인을 분석했다. LH 관계자는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 전에는 단독가구가 신청할 수 있는 면적의 제한이 있었다. 1인 가구는 전용 면적 40㎡ 이하만 신청할 수 있었다”며 “파주 임대 주택 타입 중에 전용 45㎡~51㎡도 많은데 그동안은 1인 가구 신청이 불가능하며 수요가 적었었다. 이제는 1인 가구도 방 2개 이상 있는 넓은 면적도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게 되며, 청약률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나온 의정부·포천시 국민임대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청약 접수 결과도 흥행에 성공했다. 8개 단지 14개 타입 중 한 타입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1순위에 마감됐다. 총 600가구 예비입주자 모집에 1600명이 신청하며 약 2.42 대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을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정책변화로 서울 주요지역의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공급부족으로 전·월세도 함께 오르며 서민들에게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의 필요성이 커지며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 교수는 “서울 월세 비중이 60%를 넘으며 청년·서민 계층의 주거비용이 높아졌다”며 “서울 집값 상승도 동반돼 진입을 못 하는 가구들이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실제 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전월세 신규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지난해 41.6%에서 2%P 이상 오른 43.8%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월세 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109.05→ 올해 1월 109.23→ 2월 109.44로 우상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