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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대생 “탄핵인용땐 차기정부 출범때까지 수업거부” 주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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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일부 의대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차기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수업에 복귀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다. 뉴시스


일부 의대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차기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수업에 복귀하지 말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2026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의대 모집 중단 ▲필수의료패키지 철폐 등을 요구하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버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 동결(3058명)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교육부는 일부 의대생의 이같은 움직임에 난감해 하고 있다.

●“탄핵 인용되면 더 수업 거부” 주장

의대생과 학부모가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4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의대생을 괴롭힌 수괴를 파면해야 한다” “의대 증원 앞잡이 소탕되는 날” 등의 과격한 주장이 오가고 있다.

일부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돌아갈 명분이 필요한 만큼 탄핵이 인용되면 모두 복귀해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복귀하지 말고 버텨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부 의대생은 언제 수업에 참여할 거냐는 의대 교수의 물음에 “탄핵이 기각되면 복귀하겠지만 인용되면 더 안 돌아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생이 수업을 계속 거부하려는 건 탄핵 인용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국면 전환과 이전 정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생과 의사 요구를 받아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는 몇 달이 걸리겠지만 일부 의대생 사이에서는 “새 정부가 절대 전체 의대생을 유급이나 제적 못 시킨다” “지난해처럼 교육과정을 단축시키거나 유급이나 제적 방지 방안 등을 통해 진급시켜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필수의료패키지 철폐나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0명 등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교육부, 의대 모집인원 동결 발표 고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동결 여부를 발표해야 하는 교육부는 난감한 입장이다. 각 대학이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이 이달 30일까지이기 때문이다. 늦어도 이달 넷째 주까지는 교육부가 동결 여부를 발표해야 한다.

앞서 교육부는 의대생이 등록금 납부나 복학 신청을 하는 것뿐 아니라 수업에도 참여를 해야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동결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다. 현재 40개 의대생 거의 전원이 등록을 완료했지만 대다수가 수업 거부를 이어가는 중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15개 의대 재학생 6571명 중 수업에 참여하고 있거나 예정이라고 밝힌 학생은 3.87%(254명)에 그쳤다.

5월 말까지 대교협이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승인하고 각 대학이 수시모집 요강을 발표하고 나면 새 정부가 들어선 뒤 모집인원을 다시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동결해놔야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업 거부가 이어질 경우 교육부 역시 모집인원 동결을 발표하기 난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교육부는 입장을 번복하고 의대생이 수업을 거부하는데도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동결한다고 할지, 동결 방침을 철회하되 추진 중인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각 대학 총장이 의대 모집인원을 3058~5058명 사이에서 결정하라고 할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3일 각 대학 및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2일 기준 본과 4학년 111명 중 72명(65%), 연세대는 본과 4학년 93명 중 44명(47%)이 수업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와 연세대 모두 다음주에 본과 4학년의 임상실습이 예정돼 있다. 그에 앞서 이번 주에 오리엔테이션 개념으로 동영상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데, 비대면 강의를 듣고 있다는 의미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본과 4학년은 실습을 안 하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없고, 특히 두 대학 모두 곧 유급을 결정하는 시점이 도래해 4학년은 계속 수업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일 연세대 의대 교수 517명은 입장문을 내고 “용기 내 학교로 돌아온 이상 젊음의 소중한 시간을 희생하지 말고 수업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속히 확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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