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오늘 밤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대역전극을 완성한 LA 다저스는 개막 8연승을 질주하며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1순위다운 행보를 보였다.
이날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무키 베츠(유격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윌 스미스(포수)-토미 에드먼(2루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1루수)-앤디 파헤스(중견수)로 이어지는 1~9번 타순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좌완 블레이크 스넬이 나섰다.
한마디로 극적인 한판 승부였다. 다저스는 0-5로 뒤지다 9회말 오타니의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6-5 역전승을 따낼 수 있었다. 개막 이후 8경기를 치른 다저스는 8전 전승을 거두며 '지구방위대'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하지만 사령탑은 마냥 기쁘지 않았다. 이날 다저스는 경기 초반 실책 3개가 나오면서 어려운 경기를 치러야 했다.
다저스는 1회초 2사 1,2루 위기에서 브라이언 데라 크루즈의 땅볼 타구를 잡은 3루수 맥스 먼시가 1루로 악송구를 저질러 선취점을 내줘야 했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의 타구가 또 한번 먼시의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다저스는 1~2회에만 5점을 실점하며 힘겨운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7회초에는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2루수 토미 에드먼의 실책이 있었다.
다저스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은 4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2탈삼진 5실점을 하고도 자책점은 단 1점도 기록되지 않았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좋은 야구를 한 것은 아니었다. 오늘 밤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라고 일침을 놨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0-5 열세를 6-5로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불펜에서 벤 카스파리우스가 2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잭 드라이어가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저스는 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콘포토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에드먼이 중월 2점홈런을 작렬, 2점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에드먼의 시즌 4호 홈런이었다.
다저스의 3회말 공격에서는 콘포토의 중월 솔로홈런이 터졌다. 콘포토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터뜨린 첫 홈런이었다.
다저스는 3회 이후 추격에 어려움을 겪다 8회말 공격에서 마침내 균형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었다. 8회말 2사 2,3루 찬스에서 먼시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작렬하면서 다저스에 5-5 동점을 안기는데 성공, 역적에서 영웅으로 변신할 수 있었다.
9회말 1사 후에는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고 마무리투수 레이셀 이글레시아스를 상대로 초구 시속 88.9마일(143km) 체인지업을 공략, 중월 끝내기 홈런을 작렬하며 슈퍼스타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오타니는 시즌 3호 홈런을 기록했다.
과연 오타니는 오타니였다. 오타니는 지난 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선수. 특히 40홈런-40도루 기록을 작성하는 순간에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작렬해 '만화 주인공'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지난 해 타자로 전념하며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던 오타니는 159경기에서 타율 .310, 출루율 .390, 장타율 .646, OPS 1.036 54홈런 130타점 59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에도 출발이 상쾌하다. 오타니는 올해 8경기에서 타율 .333, 출루율 .459, 장타율 .667, OPS 1.126 3홈런 3타점 2도루로 쾌조의 출발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다저스의 개막전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는데 오타니는 시카고 컵스와의 도쿄시리즈에서 시즌 1호 홈런을 가동하기도 했다.
로버츠 감독은 "하지만 불펜은 훌륭했다. 젊은 투수 2명(카스파리우스, 드라이어)이 강팀을 상대로 각각 2이닝씩 던지며 경기를 잘 풀었다. 두 선수에게 정말 고맙다"라면서 "마지막은 오타니가 오타니다운 플레이를 보여줬다. 또 뭔가 특별한 것을 해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개막 8연승을 달린 다저스가 과연 언제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는 감독의 마음에 들 수 있는 안정적인 경기 내용까지 더해질지 관심을 모은다.
다저스는 개막 8연승을 질주한 반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전통적인 '강호' 애틀랜타는 개막 7연패 수렁에 빠지는 또 하나의 이변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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