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이 탄핵만 안 됐으면 얘기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플라이츠 엑스(X) 갈무리]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이 탄핵(소추)만 안 됐으면 얘기해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세종연구소 주최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 주제의 포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예상해달라’는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 물음에 “한국 내정에 간섭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이날 한국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선 “협상을 거치면서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이런 협상에서 잘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도 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미국의 관세 발표가 “협상의 첫 신호탄”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펴는 정책이 반동맹 기조가 아니라 “공평한 동맹관계를 원한다는 게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가 관세뿐 아니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이나 조선 등 분야에서 미국과 협상할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와 친하다’는 비판엔 “미국 대통령이라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적국 지도자라 하더라도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대방과 합의를 도출하게끔 같이 가려는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해군의 성장을 따라잡기 위해 미국은 해군 함정 건조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고 이미 (한미 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진전이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참여를 기대하는 알래스카 LNG 사업과 관련해서 “한국의 장기적 에너지 안보에 큰 득이 될 것”이라며 “차기 한국 정부에서 우선순위 과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워싱턴선언을 비롯해 한미일 협력 기제,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등에 대해서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고 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이 있기 전에 먼저 (미국이) 한국, 일본과 심층적인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작년 국내 언론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감축은 없으리라고 밝힌 생각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재확인하기도 했다.
AFPI는 친트럼프 성향 싱크탱크로,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고 최근까지 트럼프 2기 정권 인수위원회에서 일했다.
한편 이날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도 발표자로 나서 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 “우리 산업계, 특히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큰 우려를 하고 있고 무엇보다 앞으로 대미 협상 노력을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그는 “우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우리가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제공하는 형태로 윈윈(win-win) 포뮬러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정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대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고 앞으로 북한이 호응하게 되면 언젠가는 미북 대화가 이루어질 걸로 생각한다”며 “한반도 문제 당사자인 한국 입장이 반영되는 형태로 (북미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고 이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상당히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핵무장론에 대해선 “정부의 공식 입장은 자체 핵무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미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을 “(한국) 핵무장에 대한 미국 견제로 보는 건 과도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