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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골든돔’ 청구서에 대비하라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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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임 합참의장, “최우선정책은 골든돔”
트럼프 새 미사일방어, 지정학 격변 예고

첨단기술 도입해 러·중으로 타깃 구체화
미소 ‘공포의 균형’ 깨뜨릴 위험성 내포

사드 배치된 한국에도 무기 확장 유력
사드·패트리엇 공급 록히드마틴 홍보전


매일경제

한국에도 배치된 미국의 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진=록히드마틴>


“내 최우선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행정명령과 일치하게 될 것이다. 우리 시민과 국가를 위해 차세대 미사일 방어막을 세우는 것이다.”

국내 언론에는 제대로 소개가 안 된 지난 1일(현지시간) 댄 케인 미군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지명자 발언입니다.

그는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사전 제출한 답변서에서 골든돔을 7차례나 언급하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골든돔은 지난 1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위한 아이언돔’이라는 제목으로 행정명령한 국가적 프로젝트입니다.

해외 적대국의 어떤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완벽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라는 게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국방부에 미국과 동맹들이 미사일 방어 기술 개발과 운용, 상호 협력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파악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명칭을 국방부가 ‘아이언돔’에서 ‘골든돔’으로 바꿔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오는 5월 중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예정입니다.

최근 국방부가 F-35를 이을 6대세 전투기 사업을 알리고 그 이름으로 ‘제47대’ 현직 트럼프 대통령을 투사해 ‘F-47’로 명명한 것과 비슷한 화려한 이름짓기입니다.

골든돔 프로젝트의 개요를 고려하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 한국을 상대로 보다 새롭고 강력한 주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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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댄 케인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지명자. 그는 취임 후 최우선순위로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행정명령을 이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미지=cspan 영상 캡처>


그런데 최근 미국 싱크탱크인 군비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ACA)의 최근 분석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직접적인 영향권에 포함될 것 같습니다.

이곳 선임정책분석가인 샤오던 량은 ‘트럼프의 잘못된 골든돔 도박’이라는 이슈브리프에서 “이 기념비적인 야망은 미국의 본토를 지키는 잘못된 접근 방식이자, 막대한 기회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계획”이라고 경고합니다.

트럼프의 골든돔 구상을 ‘황금의 신기루’라고 비유하는 그의 논지는 적들의 전략적 핵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비용 대비 교환 비율이 불리하게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적들은 새로운 방패를 압도하기 위해 언제든지 전력 증강 혹은 다각화에 나서게 되고 이는 항상 나보다 적이 한 표를 더 얻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미친 이론(MAD Theory)으로 불리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MAD)’가 유효했던 1990년대를 넘어 2000년 들어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이 같은 ‘공포의 균형’을 가능케 했던 탄도미사일(ABM) 협정을 탈퇴합니다.

자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향한 것인데 이후 지금까지 미국에 꾸준한 딜레마를 일으켰습니다. 핵 공격과 더불어 테러리스트와 소위 북한 등 ‘불량국가’로 미사일 방어력이 확장됐고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어력의 실행 가능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1기인 2019년에도 새로운 미사일 방어 검토가 있었지만 당시 지시는 기존 방어 교리를 유지하면서 ABM 조약 탈퇴 후 공화·민주당 정부가 걸어온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과격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1기 정책은 북한의 단순한 핵미사일 위협에 제한적인 방어를 제공하면서도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핵보유국이 뚫을 수 없는 ‘방패’라는 전략적 방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고안됐다.”

그런데 트럼프 2기에서 명명된 ‘골든돔’ 프로젝트는 ‘핵단추를 누르면 모두가 공멸한다’는 공포의 균형을 소멸시키는 최상향의 목표(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지 않더라도)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기의 행정 명령은 극초음속 및 탄도추적 우주센서(HBTSS)와 확산형 전투기 우주 아키텍처(PWSA)라는 두 가지 위성 프로그램을 명시적으로 승인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극초음속 위협을 물리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지난해 2월 두 개의 HBTSS 위성이 최초 발사됐고 올해 더 많은 위성이 배치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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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단계별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개요도. <이미지=director operational test and evaluation>


이처럼 ‘골든돔’이 최대주의적 비전을 추구할 경우 자칫 미국의 전략 미사일 방어가 미-러 간 핵공포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샤오던 량 분석가는 이런 최대주의적 접근보다 “작게 말하고 현명하게 투자하라”는 접근법을 취하라고 당부합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또 골든돔 행정명령이 하층 단계인 종말(termina) 단계에서도 요격 능력의 구축을 승인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한국 상주에 배치된 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가 여기에 포함됩니다. 종말 단계는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한 후의 단계를 뜻하며 직접타격(Hit-to-Kill) 개념 하에 사드와 패트리엇(PAC-3)이 작동합니다.

그런데 두 무기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가 세계 최대 미국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입니다. 매일경제 확인 결과 록히드마틴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토대로 골든돔 프로젝트에서 자사가 기여할 수 있는 내용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방부로부터 미리 강력한 미사일 방어 수요를 예상하고 자사가 선택돼야 함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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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종말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 테스트 모습. <사진=록히드마틴>


관련해서 록히드마틴은 트럼프 2기 출범 직후인 지난 2월 초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을 상대로 사드 무기체계 고도화를 위한 후속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뉴욕증권거래소에 공시했습니다. 최대 10년의 계약 기간 동안 최대 사업비 28억 달러(약 4조원) 규모입니다.

록히드마틴은 해당 공시에서 “사드는 미사일 방어 설계의 핵심 부분이며, MDA의 이번 신뢰 표명은 새로운 미사일 위협에 대해 향상된 방어 능력을 공동으로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강화한다”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이어 “이번 계약은 2012년에 체결된 사드 고도화 능력 개발 계약에 이은 것으로, 무기 체계의 현재 능력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전합니다.

최근 사드 고도화를 위한 미 MDA와 록히드마틴의 신규 계약, 록히드마틴의 골든돔 마케팅 행보에 더해 댄 케인 미 합참의장 지명자가 지난 1일 상원에 사전 제출한 답변서 내용, 싱크탱크 군비통제협회 경고를 종합하면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거대한 골든돔 프로젝트가 세계 핵 지정학에 상당한 충격파를 예고하는 흐름입니다.

케인 지명자는 골든돔 프로젝트가 단순한 불량국가(rogue·북한과 이란) 차원을 넘어 동급(peer·러시아)과 동급 수준(near peer·중국)으로 대응을 확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행정명령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강력하게 결속하며 핵무기 연구 개발에서 새로운 힘의 이동을 추진할 가능성, 그리고 중국을 미국의 대등한 위협으로 간주하는 트럼프 2기의 스탠스를 고려하면 골든돔 프로젝트는 그 어떤 미 국방부 프로젝트보다 강력한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이 거대한 상황 변화 속에서 한국의 상주 사드 기지에, 그리고 한국의 대미 방위비 부담과 대중 대응에 어떤 새로운 역학이 초래될지 긴장과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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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홈페이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골든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미국 록히드마틴. <이미지 캡처="록히드마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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