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로즈 가든의 상호관세 발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A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2일(현지시간) 전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단순 계산’에 의해 부과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이 산정법을 공개했으나 사실상 해당 국가의 무역적자액을 수입액으로 나눠서 부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에 “각 국가별로 수만개의 관세, 규제, 세제와 기타 정책이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면 복잡하다”고 시인하고서는 양자 교역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0으로 만들 수 있는 관세율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 경제연구소도 상호관세 계산이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눴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율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다른 나라가 미국에 적용하는 관세는 물론이며 각종 규제와 세제 등 미국 기업의 수출을 방해하는 모든 무역장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를 관세율로 수치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가 미국에 하는만큼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니 상호주의에 부합하고 공정하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무역적자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숫자를 만들어낸 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교한 계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 25%도 이 같은 계산에 따른 것이다.
미국이 작년 한국과의 상품 교역에서 기록한 무역적자는 660억달러, 수입액은 1천320억달러다. 660억달러를 1천320억달러로 나누면 50%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관세가 50%이며 한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는 25%라고 발표했다.
수로위에키는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한 다른 나라의 대미 관세는 “만들어낸 숫자”라면서 “우리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한국은 미국의 수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했거나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비율이 10% 미만인 경우 기본 관세인 10%를 적용한 것으로 수로위에키는 분석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이라고 주장한 20% 부가가치세(VAT)가 있지만 상호관세율이 10%에 불과했다.
미국은 작년 영국과 교역에서 1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목록에서 1∼10번째 국가들의 데이터를 계산해 확인해 본 결과에서도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을 포함해 미국에 부과되는 관세’ 수치는 수로위에키가 제기한 의혹 내용과 일치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2024년 집계치 기준으로 ‘미국의 해당국 상대 상품수지 적자액’을 ‘미국의 해당국 상품수입액’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환산하고 % 단위로 반올림해 표시한 결과를 계산하면 모두 이 수치들과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