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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시리즈에서 카잔스키 역(콜사인: 아이스맨)을 맡았던 배우 발 킬머가 사망했다. 향년 65세.
킬머의 사망 원인은 폐렴이라고 그의 딸이자 배우인 메르세데스 킬머가 말했다. 그가 10년 넘게 인후암 후유증을 앓아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런데 사인이 암이 아니라 폐렴이라고 발표 돼 의아해 하는 이가 많다.
킬머는 2014년 인후암 진단을 받고 기관절개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인후암 투병 중에도 33년 만에 개봉한 탑건 속편 ‘탑건: 매버릭’에 출연했다. 당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어 기계(디지털 신호처리와 혼합)의 도움을 받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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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머는 인후암 발병 후 방사선 치료, 화학치료, 기관절개술을 병행한 덕에 회복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성대가 손상돼 영구적으로 목소리를 잃었다.
기관절개술은 목 앞쪽 성대 하부 기관(후두와 기관지를 연결하는 관)을 절개하여 코나 입이 아니라 절개 구멍(튜브 삽입)을 통해 공기를 흡입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다.
킬머는 튜브를 제거하려 할 때 기침, 감기, 발열과 같은 합병증을 겪었다고 2020년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기관지절개술은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미국 흉부학회에 따르면 기관절개술 후 삽입하는 튜브와 기관 내 삽관 튜브 모두 폐렴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음식물, 액체, 분비물이 하부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환자의 폐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이비인후과 의사 다이애나 커크 박사는 후두암 치료(수술, 방사선, 항암 치료) 후에는 삼킴 근육이 약해지거나 마비될 위험이 있어 음식물, 액체, 타액, 위산 등이 정상적으로 식도를 통해 위로 내려가지 않고 기관 또는 폐로 들어가는 ‘흡인’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흡인을 시작하면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NBC 방송에 설명했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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