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24시간 철야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사진=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 대규모 집회·시위(집시) 인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장실 부족이 우려된다. 주요 집회 장소 인근에 개방·공용 화장실이 있지만 선고 당일 개방 여부는 확실치 않았다. 이미 집회 참여자들은 화장실 부족 현장이 벌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종로구 일대에 오는 4일 사전 신고된 주요 탄핵 찬성·반대 측 인원 총합은 14만명에 달한다. 선고 당일 집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선고 당일 이동형 화장실 5개를 주요 집회 장소에 각각 설치한다. 시에 따르면 개방화장실은 각 자치구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화장실을 열어 달라고 요청하는 협조 공문 발송도 자치구 소관이다. 종로구청의 경우 최근 광화문역 인근 30개소, 안국역 주변 18개소에 개방 화장실 협조공문을 보냈다.
문제는 평소 열려있던 화장실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시설과 민간건물 내 개방 화장실 모두 자치구에서 강제적으로 개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고 날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더 적어질 수 있다.
실제 안국역은 선고 날 폐쇄돼 역사 내 개방 화장실 이용이 불가하다. 선고 당일 무정차 통과가 가능해진 광화문역·경복궁역도 이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등 광화문 주변 건물 개방화장실은 시위가 격화되면 문을 닫는다. 고궁박물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등 박물관도 같은 날 휴관한다. 다만 안국역 1번 출구에 있는 서울 공예박물관은 운영하지 않지만, 화장실은 열어 놓는다.
시민들은 이미 화장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었다. 지하철역 등 개방화장실에 사람이 몰려 이용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고 카페 등 상업 시설에서는 음료를 구매하며 화장실을 사용했다는 일화도 있었다.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한 최모씨(70대)는 "아침에 열려있던 건물에 다시 들어가려 하니 문을 닫아 항의했었다"며 "집회 참여하면서 커피랑 물 등 음료를 많이 마시는데 화장실 때문에 곤란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올라온 홍모씨(60대)는 "공예박물관을 이용하고 있지만 크지 않아 사람이 몰리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고령층은 앱을 이용해 화장실 검색하는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호소했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 맵에서는 서울시 등 지자체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변 화장실 위치를 검색할 수 있다. 그러나 최씨는 "앱 사용을 못 해서 집회 주최 측 안내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화장실 위치 정보는 '스마트서울맵'과 민간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지하철 역사에도 주변 화장실 안내도를 부착해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