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났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의 이야기였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를 두고 했던 말이었다.
폰세는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3월 28일 대전 KIA전에서 쾌투한 한화 폰세. 사진=천정환 기자 |
3월 28일 대전 KIA전이 끝난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폰세가 김태연에게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손을 잡은 폰세는 위력적인 강속구와 더불어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인 우완투수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55번으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0~202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다. 빅리그 성적은 통산 20경기(선발 5경기·55.1이닝) 출전에 1승 7패 48탈삼진 평균자책점 5.86이다.
아시아 야구 경험도 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었으며, 2024년에는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했다. NPB 통산 39경기(202이닝)에서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해 말 이런 폰세를 총액 10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의 조건에 영입했다.
이후 폰세는 KBO리그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아 지난 달 22일 수원 KT위즈전에서 5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했다. 아쉽게 승, 패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한화는 4-3으로 KT를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었다.
KBO리그 입성 후 꾸준히 좋은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한화 폰세. 사진=천정환 기자 |
이튿날 만났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5회 던지고 2점이면 게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다. 더 잘 던져야 된다는 책임감도 있었을 것이다. 마운드도 처음 서 보니 본인에게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2점으로 잘 막아줬다. 우리가 그 점수를 잘 지키고 기다리다 나중에 역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지난 달 5일 정식 개장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첫 정규리그 경기였던 3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쾌투했다.
특히 해당 경기에서는 남다른 리더십도 선보인 폰세다. 한화가 뒤지던 5회말이 끝난 뒤 선수들을 불러 모아 “너희들을 믿는다. 한 점만 뽑으면 우리 잘 풀릴 수 있으니 힘내자”고 투지를 일깨워 준 것. 폰세의 진심이 전해진 덕분이었을까. 0-2로 끌려가던 한화는 7회말과 8회말 각각 5득점, 2득점에 성공하며 7-2 승전고를 울릴 수 있었다. 폰세 역시 KBO리그 첫 승과 마주할 수 있었다.
3월 28일 대전 KIA전에서 김태연과 포효하고 있는 폰세. 사진=천정환 기자 |
이범호 KIA 감독은 폰세의 투구를 본 뒤 혀를 내둘렀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번에는 적장도 감탄했다. 이범호 감독은 3월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폰세가) 너무 좋더라. 박용택 해설위원님하고도 이야기했는데, 지금까지 온 투수 중에 제일 탑이지 않을까. 변화구도 잘 던진다. 체인지업 같은 경우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확실히 일본에서 그런 공들을 연습 많이 했구나 싶었다. 잘 던지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번에 맞붙을 상대는 롯데다. 폰세와 롯데의 격돌은 이번이 처음이다. 폰세는 시범경기에서도 롯데와 만난 적이 없다. 롯데는 개막 후 꾸준히 타선이 주춤했지만, 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0안타 6득점으로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해당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윤동희(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정훈(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나승엽(4타수 2안타), 손호영(4타수 2안타 1타점) 등은 폰세에게도 경계해야 할 대상들이다.
최근 한화의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타선의 부진이 길어지며 2연패에 빠져있다. 성적은 3승 6패로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이상 3승 6패)와 함께 공동 최하위.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안 좋은 흐름은 무조건 빨리 끊는 것이 좋다. 과연 폰세가 롯데를 상대로도 호투하며 한화에 소중한 승전보를 안길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폰세의 포효를 3일 롯데전에서도 볼 수 있을까. 사진=천정환 기자 |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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