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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법정관리에 폐점·매각까지"…유통업계 생존게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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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발란 '회생절차'…현대免 '폐점·희망퇴직'
경기 침체 지속…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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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대형마트·면세점·명품 플랫폼 등 유통시장 내 주요 기업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거나 폐점·희망퇴직에 돌입하는 등 줄줄이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 내에선 경기 침체 등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구조조정 등이 잇따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오는 7월까지 동대문점을 닫고 무역센터점은 축소할 방침이다. 근무 중인 직원들은 고객 접점 직무로 전환 배치하고 희망퇴직도 추진한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사업 운영의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판단이다.

면세업계 전반적인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4개 면세점의 지난해 영업손실 합계는 총 2776억 원에 달한다. 경영난이 지속되자 신세계면세점도 지난 1월 부산점의 문을 닫았고,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롯데월드타워점의 매장 면적을 30% 줄이고 부산점도 1개 층으로 축소했다.

지난달에는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끝에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도 정산 지연 사태를 겪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온라인 마켓도 상황이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e커머스 업체 티몬·위메프(티메프)가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당시 연간 거래액 기준 6~7위 규모인 거대 기업으로 꼽혔지만 유동성 위기가 개선되지 못한 채 반복되자 순식간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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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유통업계에선 온오프라인 업체를 포함한 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지금까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버텨왔지만,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에 소비 부진까지 지속되면서 구조적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반전으로 돌리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은 0.4%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크게 침체됐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유동성이 취약한 업체들이 먼저 무너지고, 업황 부진과 현금 부족 상황을 최대한 견딜 수 있는 대형업체 및 대기업 계열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누가 먼저 도태하느냐는 상황에 놓여있다. 온라인 유통업체에 밀리는데 같은 업권 내에서 할인 경쟁이 지속되며 마진율이 낮은 악순환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소매시장 규모는 2014년(382조 3000억 원)부터 2023년(510조 7000억 원)까지 3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유통 시장 점유율은 8.7%에서 7.2%로 감소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형마트는 보유 부동산을 팔고 다시 임대해 쓰는 '세일 앤드 리스백'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하는 추세다.

온라인 유통업체도 매출과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SSG닷컴·G마켓·11번가 등 쿠팡을 제외한 국내 주요 e커머스 기업 모두가 적자를 기록했다. 지속되는 내수 부진에 알리·테무 등 중국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까지 겹치면서 경쟁력이 점차 저하된 탓이다.

버티컬 커머스 업계도 갑자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명품·식품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만큼 기본적인 시장이 작아서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신생 업체라 위기에도 버틸 수 있는 자금력이 취약하다. 사업의 업황이 부진에 빠지거나 사모펀드·벤처캐피털 등에서 돈줄이 막히면 언제든지 미정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 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경기 침체와 소비 부진, 중국 대형 업체의 한국 진출 등 위기 요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영업을 못 해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업계 내 어느 업체든 무너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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