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4월 2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상호 관세에 대한 연설을 하며 차트를 들고 있다. AFP=연합 |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한 상호관세 발표행사에서 각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율과 미국이 각국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표로 정리해 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있는 관세표에서 한국은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50%, 미국이 부과하기로 결정한 상호관세가 25%로 적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이같이 결정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일본에는 상호관세 24%, 유럽연합(EU)에는 20%, 영국에는 10%가 부과됐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34%, 대만에서 수입되는 상품엔 32%의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국은 미국에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율 0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50%라고 산정한 것은 비관세 장벽이 고려된 수치인 것으로 보인다. 미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달 31일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서 한국이 대규모 무기 수입 시 수입국에 기술이전 등을 요구하는 절충교역과 외국인의 원전 소유 제한,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제한 등을 한국의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지적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방침 관련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뒤 해당 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여러나라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언급하면서 “한국, 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으며,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요타는 외국에서 만든 자동차 100만대를 미국에 파는데 제너럴모터스(GM)는 (일본에서) 거의 팔지 못하고 포드도 매우 조금만 판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 경우 무역에 관해서는 적보다 우방이 더 나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쌀의 경우 한국이 물량에 따라 50%에서 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납세자들은 50년 넘게 착취당해왔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조치를 1977년 제정된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를 이용해 의회 승인 없이 진행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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