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언론 '엘 데스 마르케'는 2일(한국시간) 이강인의 대리인인 하비에르 가리도의 영국 출장을 주목했다. 매체는 "이강인과 하비 게라(발렌시아)의 에이전트가 보름 전 영국으로 이동해 몇몇 클럽을 만났다"며 "그들 중 몇 군데에서 게라에게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관심을 보인 건 게라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을 염두에 둔 이야기다. 가리도는 이강인의 행선지도 찾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에서 벤치로 전락하기 시작하면서 이적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그래서 가리도 에이전트가 영국을 찾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톤 빌라, 에버턴 등 복수의 클럽과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파리 생제르맹에 입성해 자기 입지를 조금씩 넓혀갔다. 올 시즌에는 킬리안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뒤 제로톱, 2선 공격수, 측면 공격수 가리지 않고 다 뛰었다. 선발, 조커 가리지 않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1순위로 꺼내던 카드였다.
하지만 겨울 이적 시장 선수단 정리가 된 뒤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나폴리에서 '조지아 마라도나'로 불린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온 뒤가 그랬다. 이강인에게 밀려 유벤투스로 임대를 떠난 랑달 콜로 무아니, 애스턴 빌라 임대를 택한 마르코 아센시오의 부재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이강인은 최근 벤치에서 출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6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버풀과 16강 1차전에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그는 이날 경기를 벤치에서 출발했다. 최근 들어 벤치 스타트가 부쩍 잦아진 이강인이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에 종종 출전을 해왔기에 이날 경기도 교체 출전이 예상됐다.
그런데 엔리케 감독은 그를 외면했다. 이강인을 출전시키지 않은 것이다. 하비 엘리엇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새로운 공격 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이강인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결국 그는 벤치에 앉아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이강인은 최근 들어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강인은 리버풀전을 포함해 최근 10번의 공식전 중 단 3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이중 1경기는 프랑스 3부리그 르망을 상대로 한 쿠프 드 프랑스 경기였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에서 선택을 받은 것이다. 10경기 동안 공격 포인트는 단 2도움에 그쳤다.
시즌 후반기 반등을 도모해야 하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우승을 결정하는 시기에는 그라운드에서 함께하지 못한다. 지난달 홍명보호에 차출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을 치르던 중 발목을 다쳤다. 처음 부상을 입었을 때만 해도 제대로 걷지 못해 대표팀 스태프에게 업혀 나갈 정도였다.
다행히 검사 결과 큰 부상은 아니었고, 이내 직접 걷는 모습도 보여줬다. 대표팀에서 소집해제가 된 상황에서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전을 찾아 동료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목발 없이 자유롭게 걷는 모습을 보여줘 안도했다.
그래도 재활이 필요하다. 프랑스로 돌아간 이강인은 계속해서 출전 명단에 들지 못하고 있다. 이강인이 빠진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은 강력한 화력을 뽐냈다. 지난 주말 리그앙 27라운드에서 생테티엔에 6골을 터뜨렸고, 주중 열린 쿠프 드 프랑스 준결승에서는 4골을 뽑아냈다.
이강인 없어도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건 좋은 신호가 아니다. 그와 동시에 이적을 추진하기에 명분은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스코어 프랭스'는 "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부진에 실망했다. 그는 이제 이강인의 방출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의 이적료로 최소 3,000만 유로(약 474억 원)를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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