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따르면 윌 샤프 백악관 문서담당비서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수입 자동차·부품에 25% 관세를 적용하면 “1000억달러(약 147조원)가량의 신규 세입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비교적 단기간, 즉 지금부터 1년 동안 6000억달러(880조원)에서 1조달러(1467조원) 사이가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방침 관련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뒤 해당 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오른쪽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
그러나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자동차 관세 수입이 10년간 6000억∼6500억달러(880조∼953조원)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하며 “수조달러에는 근접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로는 10년간 약 1조5000억달러(2200조원)의 세입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연간 최대 2150억달러(315조원)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를 올려 소득세를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모든 수입품에 50% 관세를 매겨도 연간 세입은 최대 7800억달러(1143조원)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간 2조달러(2932조원)에 달하는 소득세 세입의 40% 수준이다. 피터슨연구소의 킴벌리 클라우싱 선임연구원은 “물건을 50% 더 비싸게 만들면 사람들이 같은 양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잇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을 모두 끌어올려 연준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가 부품이나 소재에 적용되면 광범위한 산업에서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사람들이 겁을 먹고 소비를 멈추거나 기업이 투자를 중단하게 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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