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스1 |
"부디 가해자 죽음에 대해 자신을 탓하지 말길"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58)이 숨진 가운데, 피해자에게 권력형 성범죄의 또 다른 피해자가 보낸 연대 메시지가 공개됐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책위원장은 2일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박완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피해자 A씨가 장제원 전 의원의 성폭행 피해자 B씨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유했다.
박완주 전 의원은 2021년 12월 서울 영등포구 노래주점과 인근 지하 주차장에서 보좌관 A씨를 강제추행하고 성적 발언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A씨 메시지를 전하며 "피해자는 모든 걸 걸고 진실을 증명해 보이려 했지만, 가해자(장제원 전 의원)는 죽음으로 모든 걸 덮으려 했다"며 "가해자가 사망했다는 이유로 수사가 중단된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고통을 감당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가 떠났다고 해서 피해자 상처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더 깊은 절망과 좌절이 남을 뿐"이라며 "가해자가 숨지더라도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불기소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상세한 내용을 전달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내 권력형 성범죄가 반복되고 있다. 지금도 위력에 눌려 말조차 못 하는 피해자가 있을 것"이라며 "피해자가 혼자라고 느끼지 않으셨으면 한다. 많은 분이 피해자의 용기에 응답하고 있고 함께 싸우고 있다. 끝까지 버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빈소./사진=뉴시스 |
고(故) 장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동구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
장 전 의원은 부산 한 대학 부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11월 자신의 비서 B씨를 성폭행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B씨 측은 사건 당시 호텔에서 촬영한 영상과 DNA 채취 결과 등을 지난달 31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 경위 등을 설명할 계획이었으나 장 전 의원이 사망하면서 취소했다.
장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장 전 의원을 불러 첫 조사를 진행했다. 당사자 사망으로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빈소는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VIP실에 마련됐다. 유족 측은 2일 오전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발인은 오는 4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실로암공원묘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소셜미디어)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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