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크로포드 후보 10%포인트 격차로 당선 확정, 플로리다 하원 보궐선거도 민주당 후보 선전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주 대법관 선거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수전 크로포드 후보가 선거의 밤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
1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 주 대법관 선거에서 민주당이 지지하는 후보가 공화당 지지 후보를 10%포인트 격차로 밀어내고 승리를 거뒀다. 공화당 강세 지역인 플로리다 주의 하원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이 지난해 11월 총선 때보다 득표율 격차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선 패배로 침체됐던 민주당은 모처럼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위스콘신 주 대법관 선거에서 수전 크로포드 후보는 득표율 한국시간 오후 3시14분 기준, 개표율 95%를 넘긴 시점에서 득표율 55%를 기록해 공화당이 지지한 브래드 시멀을 10%포인트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크로포드 후보 당선으로 위스콘신 주 대법원은 진보 성향 대법관 넷, 보수 성향 대법관 셋으로 진보 성향 우위를 유지했다. 가디언은 공화당에 유리하게 짜인 위스콘신 주 선거구 개편과 낙태 등 중요 문제 심리를 앞둔 상황이라 크로포드 후보가 승리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스윙 스테이트 중에서도 최고 격전지로 꼽힌다. 2020년, 2024년 대선 모두 위스콘신을 가져간 후보가 백악관 입성에 성공했다. 위스콘신 주에서 득표율 격차는 모두 1% 미만이었다.
같은 날 플로리다 주에서는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낙마한 맷 게이츠 전 의원과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된 마이클 왈츠 전 의원의 공석을 메우기 위한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플로리다 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이라 공화당 후보인 지미 패트로니스, 랜디 파인이 1선거구, 6선거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공화당은 하원 220석을 점유해 민주당과 의석 격차를 7석으로 벌렸다.
주목할 것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지난해 11월 하원 총선 때보다 득표율 격차를 크게 줄였다는 것이다. 패트로니스가 승리한 1선거구 득표율 격차는 14.6%포인트, 파인이 승리한 6선거구 득표율 격차는 14%포인트였다.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게이츠 전 의원이 32%포인트, 왈츠 전 의원이 33%포인트 격차로 승리한 것과 대조된다.
가디언은 대선, 총선과 달리 대법관 선거는 정당 지지 성향이 확고한 유권자 투표 비율이 높기 때문에 정치적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트럼프 심판론'이 작용한 결과라며 자축했다.
켄 마틴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밤 위스콘신 주민들은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와 억만장자 이익집단의 영향력을 정면으로 거부했다"고 했다. 벤 위클러 위스콘신 민주당 의장은 "나라에 어둠이 닥친 때 위스콘신이 촛불을 밝혔다"고 했다.
NYT는 머스크 CEO가 위스콘신 주 대법관 유세에 개입한 게 오히려 악수였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는 '활동가 판사'에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하면 1인당 1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크로포드 후보 반대를 청원하면 돈을 주겠단 뜻이었다. NYT는 "머스크 CEO의 행동에 대한 반발심으로 당 유권자들이 결집할 것이라고 민주당은 예상했다"며 "예측이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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