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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 선박 규제' 효과 나온다…K-조선 반사이익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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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선박 건조량 글로벌 상위 6개국/그래픽=이지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국산 선박 규제 추진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K-조선의 반사이익 역시 함께 기대되고 있다.

31일 외신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석유·에너지 기업인 미국 엑손모빌은 최근 중국 조선소와 LNGBV(액화천연가스 벙커링선) 관련 계약 진행을 보류했다. 엑손모빌 측은 2만㎥급 LNGBV 2척의 건조를 위해 지난 2월 중국 현지에 슬롯까지 확보해놨었지만, 최종 발주 계약 체결없이 데드라인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항만 수수료 부과 계획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며 "USTR(미 무역대표부)의 방침에 따라 중국에 선박 건조를 맡기는 방식을 포기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제 USTR은 중국 해운사의 선박에 100만 달러, 중국산 선박에 150만 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에 중국산 선박이 들어오는 것을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미국과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중국산 선박을 운용하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의 유력 기업인 엑손모빌이 중국에서의 선박 제작 계획을 물린 것이어서 파장이 만만찮다는 평가다.

중국산 선박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은 K-조선에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선박 건조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1.0%에 달한다. 한국은 28.3%로 중국 다음이다. 중국 조선사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 USTR의 항구세 부과로 희석된다면, K-조선이 보유한 '기술'이 시장에서 더욱 부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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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미포의 LNGBV


당장 엑손모빌이 중국과 계약을 취소한 LNGBV만 해도 HD현대미포 등이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HD현대미포의 지난 2월 기준 LNGBV 수주잔량은 11척이다. 지난 2월에는 아프리카 소재 선사와 1만8000㎥급 LNGBV 4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었다. 지난해 9월에는 1만8000㎥급 2척과 1만2500㎥급 1척을, 11월에는 1만8000㎥급 4척을 수주하는 등 실적도 꾸준하다.

미국 측의 중국 조선소 제재라는 방향성 역시 갈수록 선명해진다. 지난 1월 미 재무부 OFAC(해외자산통제국)는 중국 위슨(WISON) 조선소를 제재 대상에 등재했다. 미국 내 자산 차단, 미국과의 금융거래 금지 등으로 글로벌 조선 업계에서 위슨이 사실상 퇴출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위슨 조선소는 중국 유일의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건조 조선소를 가진 곳이어서, 삼성중공업의 'FLNG 최강자' 위상이 더욱 견고해졌다.

중국으로 향하던 선박 수요가 한국으로 돌아올 경우, '수주 다양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안그래도 LNG 운반선 위주의 수주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콘셉트의 미래형 선박을 추가하는 게 K-조선의 숙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LNGBV만 봐도 'LNG 추진선'과 같은 저탄소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모델로 각광받는 중이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 향후 3년치 일감을 쌓아둔 상황이기 때문에, 양적 팽창 보다는 질적인 업그레이드가 중요하다"며 "중국에 대한 제재 강화로 K-조선에 대한 선호도가 상승하는 것은 고부가 선박 위주 선별수주를 하는 것에 선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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