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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으로 무릎 꿀리고 꿀꺽”…미국에 넘어간 英 펨테크 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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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
美 팸테크 기업 윌로우, 경쟁사 '엘비' 헐값 인수
경쟁사 법적 공격에 무너진 英 펨테크 강자 '엘비'
소송 대응→재정 악화→법정관리에 美윌로우 방긋
英 자본시장 우려 목소리↑…"지원 체계 검토 필요"
이 기사는 2025년04월02일 14시26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영국의 펨테크(femtech·여성 건강과 웰빙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춘 기술로 여성질환을 다루는 소프트웨어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포함) 강자 ‘엘비’가 미국의 한 경쟁사에 인수됐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이 아닌 법적 소송으로 어쩔 수 없이 진행된 M&A로, 기업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헐값에 매각된 것으로 전해진다.

어렵게 키워놓은 스타트업이 미처 성장하지도 못하고 미국 경쟁사에 넘어가면서 영국 자본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와 지원 체계를 다시 검토하지 않는 이상 영국은 미국의 M&A 사냥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될 것이란 주장까지 제기된다.

이데일리

기능과 디자인이 비슷해 종종 비교되던 윌로우와 엘비의 여성건강 제품.(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영국 펨테크 스타트업 엘비는 최근 미국 경쟁사 윌로우에 인수됐다. 인수가를 비롯한 세부 조건은 비공개다. 다만 업계에선 엘비가 파산 직전까지 이르렀다는 점에서 회사를 헐값에 매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설립된 엘비는 여성 건강을 위한 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주로 임신과 출산 후 여성 건강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출산 후 골반저근이 약해진 여성을 위해 관련 운동을 돕는 ‘엘비 트레이너’와 웨어러블 유축기 ‘엘비 펌프’, 의료용 수준의 웨어러블 유축기인 ‘엘비 스트라이드’ 등이 있다. 엘비는 제품 혁신성으로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얻었으며, 글로벌 벤처캐피털(VC)로부터 1억 5000만달러(약 2208억원) 수준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엘비가 휘청이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경쟁사 윌로우가 엘비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지난 2023년부터다. 당시 윌로우는 엘비의 웨어러블 유축기 기능과 디자인에 문제를 제기, 자사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신제품 개발로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 있었던 엘비는 소송 비용을 동시에 부담하면서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 글로벌 VC들은 엘비가 소송을 치르고 있다는 이유에서 투자를 꺼렸고, 엘비는 추가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윌로우 입장에서 엘비의 이러한 상황은 소위 ‘꿀’이었다. 소송으로 경쟁사였던 엘비를 단박에 휘어잡을 수 있는데다 헐값에 인수해 펨테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윌로우 측은 실제 인수 이후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로 윌로우와 엘비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합할 것”이라며 “펨테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자본시장에서는 미국 기업의 법적 압박을 통한 M&A를 두고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어렵게 성장해 강자 타이틀을 얻은 영국 스타트업이 너무나도 허무하게 미국 경쟁사에 매각되면서다. 특히 영국보다 더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성장한 미국 스타트업이 경쟁사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영국 스타트업을 법적으로 압박하고 인수해버린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영국에서 혁신 스타트업이 나오더라도 글로벌 경쟁에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스타트업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성장 단계의 스타트업에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지 한 외신은 “엘비 같은 헬스테크 분야는 R&D 비용이 높아 자립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며 “특히 엘비는 투자 유치가 까다로운 ‘성장 단계’에 놓였던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윌로우의 법적 공격에 취약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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