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새내역 교차로 모습. [정주원 기자]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3월 들어 야구 시즌이 개막하며 유동 인구가 확실히 늘어났네요. 겨울 동안 상권이 죽어 있다가 봄 야구가 시작되니 경기 후는 물론 시작 전 낮 시간대에도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매년 고정적인 특수 수요가 있다는 사실이 권리금과 임대료가 비싸도 공실이 잘 생기지 않고 상권이 버틸 수 있는 이유 같아요” (잠실새내역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달 31일 오후 찾은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평일 오후에도 활발했다. 2025 KBO리그가 지난달 22일 개막한 가운데 잠실야구장 배후 수요와, ‘잠실엘스(5678가구)’·‘잠실리센츠(5563가구)’·‘잠실트리지움(3696가구)’ 등 대단지 아파트의 풍부한 고정 수요가 더해져 상권이 활기를 띠는 모습이었다. 부담스러운 임대료·권리금에 시장 경기도 좋지 않아, 강남·신사 등 서울 주요지역의 공실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해당 상권은 살아남으며 주목을 받는다.
잠실엘스 아파트 단지 내 ‘파인애플 상가’ 모습. [정주원 기자] |
특히 잠실새내역 새마을전통시장 북쪽에 있는 ‘먹자골목’에는 빈 가게가 보이지 않았고, 골목 곳곳에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임대문의’ 표시가 붙은 가게는 없었고, 평일 낮에도 영업 시작 전인 주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정상 영업 중이었다.
현장에서는 먹자골목 쪽이 인근 ‘리센츠상가’와 ‘파인애플 상가’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상가보다 임대료는 평균 약 2배가량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유동 인구도 많아 수익률이 높다는 전언이다.
잠실새내역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전용 30㎡ 이하 상가는 임대차로 나온 매물이 거의 없다. 해가 바뀌며 1월에 나왔다가 금방 다 새 주인을 찾고 영업 중인 상황”이라며 “4번 출구 대로변 인근 명당 자리 주점은 권리금만 2억원에 달하는데도 공실이 몇 년간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보증금 7000만원에 월세 530만원짜리 ‘쌍용더플래티넘 오피스텔’ 상가 내 물건을 제외하고는 중심 거리에 공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잠실트리지움’ 아파트와 잠실새내역 상가 모습. [정주원 기자] |
메인 먹자골목에서 조금 떨어진 상권에서도 공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 잠실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먹자골목 아래쪽 잠실새내교회·잠전초 인근 상권은 상대적으로 유동 인구가 적은 만큼 임대료도 낮게 형성된다. 지난달 전용 25㎡ 1층 상가가 무권리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20만원 조건으로 계약했다”며 “중형평수대가 많이 빠지고 상대적으로 먹자골목에 비해 카페나 음식점이 많다. 새마을 시장 인근 쪽은 잠실 주민들의 이용률이 높다”고 했다.
단지 내 집합상가에도 임차 공백은 보이지 않았다. 31일 기준으로 나와 있는 잠실엘스 파인애플 상가 전용 15㎡ 매물은 권리금이 없고 보증금 2000만원에 임대료 100만원 수준으로, 상가 내에서도 입지가 좋지 못한 곳이었다.
파인애플 상가 내에 있는 G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관리비는 월에 30만원 수준으로 대부분 비슷하다. 임차 공백기가 좀 길고 장기 공실이 발생하는 한 두 곳을 제외하고서는 1층과 지하에 대부분 권리금 있고, 금방 채워진다”며 “엘리베이터에서 가장 먼 지하 구석 자리를 제외하고는 현재 빈 곳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잠실야구장 모습. [정주원 기자] |
실제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4분기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 시도의 229개 상권의 집합상가 기준으로 잠실새내역의 공실률은 0.27%로 집계됐다. 이는 ▷목동 ▷성신여대 ▷범계학원가 ▷영월경찰서 ▷제천역에 이어 6번째로 낮은 공실률이다. 뒤이어 1.12%를 기록한 교대역 등도 낮은 공실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상권 실적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잠실새내역 상권이 포함된 ‘잠실본동’의 지난해 4분기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1669만원으로, 전 분기 대비 22만원 상승했다. 1만㎡당 유동 인구수 역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680명 늘어난 8만842명을 기록해, 야구 시즌이 본격화되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는 잠실새내역에 새로운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회수하고 점포를 접지 않을 만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분석했다. 선종필 상가뉴레이다 대표는 “잠실새내 일대 상가들과 길거리 직영점들의 분양가가 평당 약 8000만~1억2000만원 정도로, 고분양가로 인한 초기 공실률이 상당했다”며 “장기 공실 상태가 한동안 이어지면서 임대료 하향 조정이 이뤄졌고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는 임대료가 거주민들의 기대 소비력에 비해 많이 오르지 않다 보니 공실이 적게 발생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