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경기 평택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4.2/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
(평택=뉴스1) 김기현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 당시 재산 내역을 일부 누락해 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평택을) 1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재판장 신정일)는 2일 이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 의원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벌금 500만 원을 주문했다.
'5억대 부동산, 주식계좌 자금 등' 재산 신고 누락…法 "선거법 위반 해당"
재판부는 이날 이 의원이 충남 아산시 5억 5000만 원 상당의 본인 소유 부동산을 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며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이 명의만 본인 것이지, 실제로는 핵심 증인인 B 씨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관련자 증언 내용을 보면 B 씨는 본인 돈으로 인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근저당권과 채권 자체도 피고인으로 설정돼 있어 결과적으로 피고인 재산이라고 판단했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의원이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C 씨 명의 주식계좌 자금과 주식 역시 그의 소유로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 배경에는 자금 입금 및 인출 상황 등이 고려됐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재판부는 "C 씨 명의 주식계좌에 있는 대부분 거래는 피고인 사무실 컴퓨터 1대로 이뤄졌다"며 "여기에 피고인이 이 계좌를 통해 270여회에 걸쳐 17억 원가량을 입금한 점, C 씨는 300만 원을 입금하고 재산 신고 이전에 돈을 인출한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계좌는 피고인 소유이며 피고인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본인 명의로 돼 있는 수억 원의 재산이 중간에 문제가 돼 추가로 재산 신고를 했고, (선거 당시) 캠프에서 담당자가 재산에 대한 부분을 물어본 사정이 있음에도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더구나 이 사건 채권은 위법한 명의신탁과 관련돼 있거나 위법 소지가 있는 차명계좌가 연루돼 있어 위법한 행위라고 봤다"고 부연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전경. 2024.11.16/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
'명의신탁' 부동산실명법 위반 판단도…"명의만 제 이름" 이병진 주장 배척
재판부는 또 이 의원이 소위 '명의신탁'을 해 부동산실명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명의신탁이란 재산 소유자 명의를 실소유자가 아닌, 제3자 명의로 등재한 뒤 실질 소유권을 행사하는 것을 뜻한다. 부동산 투기나 재산 은닉에 주로 악용돼 현행법은 명의신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재판부는 "B 씨는 '이 사건 부동산은 피고인과 공동 투자했고, 명의만 공동으로 설정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며 "자금 흐름이나 계약 체결 과정, 자금 투자 규모 등 관련 내용과 자료를 보면 피고인과 B 씨 주장이 서로 상충하나 B 씨 주장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수 시점에서 수억 원의 잔금 역시 B 씨는 존재 자체도 인식 못하고 있었고, 이것조차도 피고인이 제대로 고지 안 한 부분이 있다"며 "대출 이자도 피고인과 B 씨가 같이 부담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단순히 투자를 도와준다거나 조언하는 정도를 넘어선 소위 명의신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전 국민을 대표하는 지위에 있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자리임에도 피고인이 각 범행을 저질러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피고인 범행은) 단순한 재산 누락이 아닌 현행법을 위반한 위법한 행위인 점, 피고인이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사건 관련자들을 회유하거나 접촉하려 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이병진 "돈 숨길 이유 전혀 없어…남 도와주다 그런 것" 항소 예고
이 의원은 그동안 "아산시 부동산은 명의만 제 이름으로 돼 있을 뿐, 실제로는 B 씨 재산"이라며 "주식 계좌도 제 것이 아니다. 재산을 허위로 신고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이 의원은 1심 판결 후 취재진을 만나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도 "돈을 숨길 이유가 없고, 다만 남을 도와주다 이렇게 된 것"이라며 "지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너무나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3심 제도가 있는 만큼 대법원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4·10 총선 당시 아산시 영인면 신봉리 소재 토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내역과 주식 보유 현황, 주식 관련 융자 등을 누락한 채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올해 2월 17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또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8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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