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준 대표 "재무구조 개선 위해 매각 검토 중"
애경그룹, 2일 "애경산업 매각 검토 중" 공시
애경그룹이 모태기업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올해 창립 71주년을 맞은 애경그룹이 창사 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재계 서열 62위에 오른 애경그룹이지만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기가 감지되자 '애경산업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 따르면 애경그룹이 모태기업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 중이다. 현재 애경그룹은 삼정KPMG를 최근 주관사로 선정하고 애경산업 매각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매각 대상은 AK홀딩스, 애경자산관리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애경산업 경영권 지분 63.38%다.
매각 검토 배경에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있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핵심 계열사 정리에 나선 것이다.
애경그룹은 지난 1954년 비누, 세제 등을 만드는 '애경유지공업주식회사'를 모태로 성장했다. 현재 △제주항공(항공) △애경산업(생활용품·화장품) △애경케미칼(석유화학) △AK플라자(백화점 및 유통) 등 크게 네 가지 사업을 이끌고 있으며 이중 AK플라자만 비상장사다.
그룹 계열사의 실적은 제주항공을 제외하고 적자다. 먼저 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으로 전년대비 1.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23.5% 감소했다. 애경케미칼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석유화항 업황 침체를 겪었다. 지난해 1조6422억원의 매출을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155억원에 그치며 전년대비(450억원) 3분의 1토막이 났다.
'캐시카우'(핵심 수익원)로 불리던 제주항공은 고환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358억원, 79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대비 12.3% 증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2.9%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수만건의 예약이 취소됐으며 이 여파로 LCC(국내 저비용 항공사)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케라시스'(위)와 화장품 '루나' 등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우지수 기자, 문화영 기자 |
지주사인 AK홀딩스의 부채 역시 나날이 커지고 있다. AK홀딩스는 그간 자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를 지원해왔다. AK홀딩스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약 4조원이며 부채비율은 300% 이상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금은 3155억원으로 불어났다.
애경산업을 매각하면 애경그룹의 재무구조는 어느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 시가총액이 382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단순 지분가치는 2426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과 자산가치 등을 합치면 매각가는 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아울러 애경그룹은 비주력 사업도 정리하기로 했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에 있는 골프장 중부CC 등의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주력 사업인 애경산업을 매각한다는 점은 그룹의 재무적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뜻"이라면서도 "매각으로 빠른 의사를 밝힘으로써 자금을 확보해 앞으로 위기 상황에 닿지 않게끔하는 선제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애경그룹은 이날 "애경산업 매각은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애경그룹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잘 되는 분야를 육성해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애경산업과) 유사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경쟁 구도를 완화시키는 차원에서 매각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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