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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확전' 美상호관세 온다…무역흑자 8위 韓 '백척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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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시간 4일 오전 5시 발표…백악관 "즉시 효력"
韓 성장률 전망 하락 속 대형 악재…車·철강·반도체 등 주력산업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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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메모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reciprocal tariffs)를 발표하고 즉각적인 시행에 돌입한다.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올 1분기 수출 감소(-2.1%)로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첩첩산중의 악재가 더해지는 격이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릴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명칭의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중심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참모진과 막판까지 관세율 논의…'20% 고정 관세율' 보도도

상호관세는 교역 상대국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뿐만 아니라 불합리하다고 간주하는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고려한 것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무역 조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 후 국가별로는 그간 두차례에 걸쳐 10%씩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을 중심으로 멕시코·캐나다 일부 제품에만 관세를 부과했고, 품목별로는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로 대상이 매우 한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호관세 발표로 사실상 전 세계 교역국으로 무역전쟁 전선을 넓힌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무역 및 관세팀과 함께 미국 국민과 노동자를 위한 완벽한 거래가 될 수 있도록 (관세와 관련해)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은 아마 24시간 후에 (내용을) 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발표하는 상호관세는 별도의 유예 기간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빗 대변인은 이날 '이번 주에 상호관세 시행 시기까지 모두 적용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알기로는 내일 관세 발표가 있을 예정으로,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20%의 관세율을 거의 모든 국가에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보좌관들이 대부분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다고 보도했다. WP는 다만 이 안은 초안이며, 국가별 상호관세가 함께 테이블에 올라 고려되고 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확정했느냐, 20%의 고정 세율안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들려온다'라는 질문에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라면서도 "저는 대통령과 함께 집무실에 있었는데, 내일 그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며, 대통령에 앞서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라고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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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韓, 미국의 8번째 무역적자국…상호관세 피하기 어려울 듯

한국은 2012년 3월 15일에 발효된 한미자유무역협정(KORUS)에 따라 대부분의 미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폐지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 입장에서 8번째로 적자규모가 큰 교역국가인 데다,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상호관세로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호관세를 피해 갈 수 없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 집계에 따르면 상품교역 기준 2024년 미국의 주요 무역수지 적자국가는 중국(2954억 달러), 멕시코(1718억 달러), 베트남(1235억 달러), 아일랜드(867억 달러), 독일(848억 달러), 대만(739억 달러), 일본(685억 달러), 한국(660억 달러) 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3일 '상호 무역 및 관세에 관한 각서'에 서명하고 이번 상호관세 발표를 준비해 왔다.

각서에 따르면 상호관세에는 △미국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미국 기업, 근로자,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불공평한 역외 세금 △비관세 장벽 또는 조치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나 차별 △환율 등이 고려된다.

비관세 장벽 또는 조치에 대해 각서는 "수입 정책, 위생 및 식물 검역 조치,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 정부 조달, 수출 보조금, 지식재산권 보호 부족, 디지털 무역장벽, 정부가 용인하는 국유 또는 민간 기업의 반경쟁행위 등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번 상호관세 부과 발표를 이틀 앞둔 3월 31일 '2025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트럼프가 서명한 각서에 적시된 유형의 한국의 비관세 무역 장벽이 적시돼 있다.

대표적으로 보고서는 국방분야에서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내건 '절충교역'을 처음 언급한 것을 비롯해 30개월 이상 연령의 미국산 소고기 및 소시지와 같은 가공 소고기 제품 수입금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농산물에 대한 까다로운 검역 절차, 제약 및 의료기기 산업의 불투명한 가격 정책, 사료시장 규제 등을 주요 무역 장벽으로 꼽았다.

또 통신 및 방송 분야 외국 투자 제한, 원자력 발전소의 외국 소유 금지, 비원자력 발전소 외국 소유 제한 등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해외 콘텐츠 사업자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 해외 기업의 한국 내 지도 및 위치 기반 데이터 사용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은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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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2025.3.3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韓 올해 성장률 2.1%→1.5%로 곤두박질…'엎친 데 덮친 격'

자동차, 철강, 반도체, 가전, 의약품 등 주력 수출 산업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번 상호관세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가 한국에만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국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당장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출 감소와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를 예고한 대로 오는 3일부터 적용할 예정인데, 만일 미국이 상호관세까지 합산해 적용할 경우, 관세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철강도 상호관세가 더해지면 어려움이 가중된다.

이미 올해 1분기 자동차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 수출이 감소했고, 철강은 6% 수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도 고려하고 있어 한국 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석달 만에 0.6%포인트나 끌어내렸는데, 트럼프 관세로 인한 무역장벽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3.3%에서 3.1%로, 미국은 2.4%에서 2.2%로 낮췄다.

정부는 상호관세 등 미국의 관세를 피해 갈 수 없다고 보고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미국 측과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월 말과 3월 중순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두차례나 워싱턴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등과 만나 한국의 관세 면제를 요구하는 한편, 비관세 무역장벽과 관련한 한국의 개선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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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자동차 관세 부과 민관 합동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3일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외국산 수입 자동차에 25 2025.3.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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