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 표명을 했지만 만류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금융위원장께 연락을 드려서 제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장께 말씀드렸더니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께서도 연락을 주셔서 지금 시장 상황이 너무 어려운데 경거망동하면 안 된다고 자꾸 말리셨다"며 "저도 공직자고 뱉어놓은 말이 있다고 말했더니, 내일 아침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에서 보자고들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침 오늘 밤 미국 상호관세 발표 등이 있어서 내일 F4 회의는 제가 안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호관세 이슈에 환율 등 문제가 있을지 봐야 하고, 시장 관리 메시지라든가 대응 방안을 논의할 텐데, 그때 저희끼리 조금 더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재의요구권 행사 직전인 지난달 28일 F4 회의에 돌연 불참하면서 상법 개정안 관련 논의 방향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 원장은 거취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4일 대통령이 오실지, 안 오실지 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입장 표명을 하더라도 가능하다면 대통령께 말씀드리는 게 제일 현명한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에는 "총리께서도 헌법적 권한을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헌법 질서 존중 차원에서는 그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시장법 개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부권 행사에 아쉬움은 여전히 드러냈다.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계셨으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거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기본적으로 우리는 보수 정부고, 시장에서의 공정 경쟁은 보수의 핵심적 가치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하반기까지만 상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무부와 저희의 입장이었다"며 "주주 보호 원칙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조금 다른 모양의 법이 통과된다고 거부권까지 행사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안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은 부분은 상법 개정안을 지금 바로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통과시키기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정무위를 거쳐 법사위에서 다 모이게 되는 4~5월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상법개정안 시행령의 범위와 대상을 조금 한정하는 방식 등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마련된 구조를 상법에 마련하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며 상법이나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가 아예 좌초되지 않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장 이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는 "계획대로라면 6월 5일 마지막 근무일 밤에 아들과 발리 길리섬을 가려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놨다"고 말했다.
정치에도 일단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22대 총선 때 출마 권유가 꽤 있었지만 가족들과 상의 후 안 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었다"며 "가족이 선뜻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그런 결정을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25년 넘게 공직 생활을 했으니 할 수 있다면 민간에서 조금 더 시야를 넓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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