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한화 이글스)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낸 박재현(KIA 타이거즈)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재능중, 인천고 출신 박재현은 우투좌타 외야 자원이다. 2025년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입성했다.
3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맹활약한 KIA 박재현. 사진=이한주 기자 |
KIA 박재현은 3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프로 첫 안타를 뽑아냈다. 사진=KIA 제공 |
낭중지추(囊中之錐)라 했던가. 지난 겨울 박재현은 인상 깊은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둘렀고, 그 결과 개막 엔트리 승선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상승세는 계속됐다.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데뷔 첫 선발 출전을 하게 됐다. 상대 선발투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었다.
해당 경기를 앞두고 만났던 이범호 KIA 감독은 “뭔가 다른 방향, 다른 느낌으로 물꼬를 트고 싶었다. (최)원준이가 많이 뛰기도 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인 류현진이다. (박)재현이가 어제(3월 29일) 김서현 공 보는 것을 봤을 때 괜찮은 것 같았다. 약간 팀이 침체돼 있는 느낌이 있다. 젊은 선수가 나가 막 움직이면 조금 괜찮아질까 싶었다. 변칙적으로 한 번 해봤다”고 설명했다.
흔들릴 만도 했지만, 박재현은 침착했다. 1회초 류현진의 초구 142km 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전 안타를 생산했다. 박재현의 프로 데뷔 첫 안타가 나온 순간. 아쉽게 홈을 밟지는 못했으나, 2루까지 훔치며 류현진을 괴롭혔다. 이후에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이날 타격 성적은 5타수 1안타 1도루로 남았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팀이 5-2로 앞선 7회말 무사 1, 2루에서 안치홍의 장타성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잡아냈다. 이런 박재현의 활약을 앞세운 KIA는 한화를 5-3으로 꺾고 4연패를 마감할 수 있었다.
3월 30일 대전 한화전에서 공·수 맹활약한 박재현. 사진=KIA 제공 |
경기 후 박재현은 “첫 안타 공을 챙겼다. 수비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타석에서는 안타가 나오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다. 타이밍이 전체적으로 늦었다. 계속 공을 보면서 타이밍을 앞으로 가지고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선발 출전을) 오늘 통보 받았다. 긴장되긴 했는데, 시합을 앞두고 있어 어떻게 해야 될 지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며 “1번 타자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첫 번째로 나가서 치는 타자라 생각하고 편하게 들어갔다. (선발 출전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 그래도 언제 올 지 모르니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갑자기 선발로 나선 것에 비해 (결과가) 괜찮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류현진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를 쳤기에 더 의미가 있을 터. KBO리그 통산 108승 60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1을 올린 류현진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78승 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인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
데뷔 첫 안타를 류현진에게 뽑아낸 박재현. 사진=KIA 제공 |
박재현은 “부담은 됐는데, 어쨌든 야구장에서는 똑같이 프로 선수 신분으로 들어간다. 싸워 이길 생각만 했다”며 “(안타를 친 것은) 그냥 운이 좋았다. 그 다음 타석들에서는 왜 류현진인지를 알려주셨다. 삼진 당할 때 컨트롤이 너무 좋으셨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끝에 살짝 걸치더라. 괜히 메이저리그에 다녀오신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1회초 성공한 도루는) 견제할 생각이 별로 없으신 것 같았다. 다리 드시면 바로 뛰자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말했듯이 7회말에는 견고한 수비도 선보인 박재현이다. 그는 “(타구가) 너무 잘 맞았다. 우연인지는 모르겠는데, (안치홍 선배님이) 치기 전에 어떤 공이 오든 끝까지 뛰자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자마자 타구가 오더라. 일단 끝까지 뛰다보니 가까워져서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끝으로 박재현은 “성장한 하루였다”며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1회부터 9회까지 경기에 나가니 제가 무엇이 문제고 수정해야 할 지 확실히 알아가는 경기였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박재현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KIA 제공 |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