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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건너간 '밸류업'?…한화생명, 기본자본 부족에 배당 여력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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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배당했으나 올해는 중단…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확대
기본자본 부족에 배당 여력 축소…당국에 제도개선 건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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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제고 정책 '밸류업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생명의 경우 오히려 배당을 중단하는 등 주주 가치 제고에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형 기업가치 제고 정책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창인 가운데 한화생명의 경우 재정건전성 악화로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이 늘어난 데다 감독당국의 기본자본을 활용한 지급여력(K-ICS)비율 규제가 강화될 경우 배당 여력이 더욱 축소될 것이란 우려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은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라 지분율이 변경되는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앞서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50%로 높이는 것을 추진하면서, 현재의 15.9%의 자사주 비중을 오는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은 현재 14.98%에서 16.93%로 상승하는데,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삼성생명은 우량 자산인 삼성화재 주식의 보유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분 매각보다는 자회사 편입을 선택했다. 삼성생명 주주들 입장에서는 우량자산 보유 강화, 지분 매각 리스크 해소, 삼성 금융 내 시너지 확대, 배당 확대 가능성 등의 긍정적인 영향이 전망된다.

반면, 생보사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은 최근 배당을 하지 못하며 대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배당을 실시해오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배당을 중단했고, 지난해 주당 150원으로 배당을 재개했으나 올해 다시 중단한 상태다.

한화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인해 배당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 계약자가 중도 해지 시 지급해야 할 환급금을 대비해 적립하는 법정 준비금으로, 배당 가능 이익 산정 시 준비금만큼의 비용이 차감돼 배당 여력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액은 3조6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1600억원, 무려 46.3%나 증가했다.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난 것에 따른 반작용이다. 보장성 상품은 일반적으로 해약환급금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더 많은 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배당을 늘리려면 결국 K-ICS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한화생명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와 올해 총 2조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문제는 감독당국이 보완자본이 들어간 K-ICS비율이 아닌 기본자본만으로 산정하는 K-ICS비율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다는데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K-ICS 감독 기준을 현행 150%에서 최대 130%로 인하하는 대신 경영실태평가 하위항목으로 활용되던 '기본자본 K-ICS'를 의무 준수기준으로 새로 도입하는 '보험업권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추진한다.

한화생명이 발행산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이기에, 기본자본만으로 K-ICS비율을 산정하면 기존 대비 절반 가까이 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K-ICS는 164.1%지만 보완자본을 제외한 기본자본 K-ICS의 경우 79.4%로 급격히 낮아진다.

보험사 관계자는 "배당 재원은 일반적으로 이익잉여금에서 나오는데, 이익잉여금은 기본자본에 해당한다"면서 "기본자본으로만 K-ICS를 산정하게 되면 당연히 기본자본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므로, 이익잉여금을 쉽게 배당으로 쓸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본자본을 높이는 방안으로 유상증자가 거론되지만, 오히려 주주가치 희석 문제가 나타나는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논란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기존 주주들의 반발이 커질 것이란 우려다.

기본자본을 높아는 또다른 방법으로는 보완성자본이면서도 향후 기본자본으로 전환이 될 수 있는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조건부 자본증권은 평소에는 채권처럼 이자를 지급하지만, 특정 조건이 발생하면 손실흡수(상각) 또는 주식 전환이 일어나는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주식의 경우 기본자본에 해당하기에 향후 기본자본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남는다. 조건부 자본증권은 K-ICS 체제에서 요구자본의 15% 범위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다만, 코코본드 역시 한화생명이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자비용을 기본자본 항목인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되는 형태이기에 배당가능이익이 없다면 발행도 불가능하다.

결국 보장성 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일부 개선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위험보험료 기반의 실손형 보험 판매 비중이 크게 때문에 고객이 해약해도 특별히 환급할 금액이 없는 구조로 해약환급금준비금도 별도로 적립할 필요가 없거나 매우 적다"면서 "반면 한화생명의 경우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기에,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낮추려면 포트폴리오를 일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도에서는 K-ICS가 200% 이상인 보험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80% 수준으로 산정하지만, 한화생명은 K-ICS비율이 낮아 모든 환급금을 준비해야 한다. 사실상 현행 제도의 과도한 제재와 경직성으로 인해 배당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내로 금융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배당 관련해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이와 별도로 보유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통한 순이익과 건전성 확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실행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 등 당사의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배당 등을 통한 주주 친화적인 환원정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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