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전문가들의 선고 전망은 엇갈렸다.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한 위헌이어서 만장일치로 파면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 반면, “대통령을 파면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 없으므로 기각 또는 각하”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래서 인용될 것]
그래픽=박상훈 |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 5가지에 대해 ‘정치인 체포’를 제외하고는 모두 사실 관계가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야당의 입법 폭주와 부정선거 의혹은 국가비상사태로 보기 어려워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국회의 정치 활동 금지를 적시한 ‘포고령 1호’와 국회의사당에 군대를 보내 국회 봉쇄와 해산을 시도한 점, 선관위를 장악하려 한 점 등도 위헌·위법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김선택 고려대 명예교수는 “포고령 1호는 역대 포고령 중 가장 충격적인 내용으로, 계엄 선포로 가능한 대통령의 권한 범위를 넘어섰다”며 “국회 침탈이나 선관위 침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진에 침투해서 표적을 암살하는 공수 부대가 국회의사당에 내린 것만으로도 탄핵 요건이 충족된다”며 “군인 몇 명이 갔는지, 국회의원을 끌어냈는지 등은 의미 없고, 결국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이 군대에 출동 명령을 한 것 자체가 위헌·위법한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계엄 당일 국민이 TV로 국회를 막는 군인들의 모습을 두 눈으로 보지 않았느냐”고 했다.
선관위의 ‘부정선거’ 의혹 등을 검증하려고 군 병력을 보낸 데 대해서도 김 교수는 “공정 선거 감시·관리 기구인 선관위를 부정선거의 원흉이라고 낙인찍고 군대를 보낸다는 것 자체가 위법”이라며 “부정선거의 의심이 있으면 사법적 절차를 통해서 입증하기 위해 노력을 먼저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인 체포’를 위한 체포조 운용 부분은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이 부분은 재판관 나름으로 인식의 차이를 보일 수 있어서 별개 의견으로 적힐 수 있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명예교수는 계엄 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며 “만장일치로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고 했다. 한 교수는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문서로 해야 되고 국무회의를 거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의 부서(副署·대통령 서명에 이어 하는 서명)를 받아야 한다”며 “국무회의도 제대로 안 됐고, 부서도 없고, 계엄의 절차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계엄 선포 후 국회에 통고하는 절차는 국회의 해제 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 중요 절차인데 이를 생략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또 “헌재는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선고 때 이미 비상계엄이 불법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는 “계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면, 총리가 가담했는지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었다”며 “계엄이 불법했다는 걸 전제로 총리의 가담 여부를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방승주 한양대 교수는 “쟁점마다 별개 의견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의 중대한 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며 “8대0 인용으로 의견이 일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 교수는 “비상계엄을 정치적 반대를 물리칠 타개책으로 생각했다면 분명히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맞는다”며 “그런 목적으로 계엄을 했다면 헌법 수호의 의무를 위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방 교수는 “헌법 파괴 행위를 단죄하는 것은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해서 윤 대통령의 헌법 파괴 행위가 용서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용 결정이 나온다면 처음엔 반발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헌법을 수호하는 일이기 때문에 순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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