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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복귀 땐 개헌론 제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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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각·각하 시 尹대통령 구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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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피청구인석에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면, 윤 대통령은 직무 정지 111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업무 복귀와 동시에 미국발 통상 전쟁 대응에 나서고,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1일 “윤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면 제일 시급한 건 눈앞에 닥친 미국발 통상 전쟁”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면담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한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등 통상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대미 외교 대응을 해왔지만, 정상급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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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성규


계엄·탄핵으로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 대책 등 적극적 경제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내치(內治)보다는 외치(外治)에 주력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최종 변론에서 “대통령은 대외 관계에 치중하고 국내 문제는 총리에게 권한을 대폭 넘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미 외교 관계 개선 외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깊어진 북러 밀월과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 대북 외교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정상급 외교를 통해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에 ‘한국 패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정치권에는 ‘개헌(改憲)’을 화두로 던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미 최종 변론을 통해 “잔여 임기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며 “개헌과 정치 개혁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 한다”고 했었다. 자신의 임기를 단축해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대선을 같이 치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시급한 과제인 미국과의 통상 전쟁, 내수 경제 안정화 이후 임기 단축 개헌 등을 화두로 던질 것”이라며 “대통령제의 폐해뿐 아니라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겪은 국회의 행태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같은 정국 운영을 위해 내각을 전면 개편하고, 대통령실 핵심 참모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맞춰 개헌론을 띄우며 야당과의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개헌 약속이 안정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당이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다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로 선출된 당대표가 윤 대통령이 추진하는 개헌 작업에 힘을 싣고, 나아가 내년으로 예정된 지방선거도 치를 수 있다.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애초에 비대위는 대통령 탄핵 국면을 수습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기각이 된다면 당도 하루빨리 정상 체제로 가야 한다”며 “당정(黨政)이 함께 외부적 불확실성을 제거해 나가면서 국민들께 안정감을 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야당과의 관계다. 대통령실은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윤 대통령 직무 복귀 이후 판결 불복과 함께 여러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1일 “윤석열 탄핵이 기각되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가 공식 천명해야 한다“며 ”불의한 선고에 대한 불복·저항 선언으로 위헌 릴레이를 멈춰 세우자“고 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본지 통화에서 “만약 헌재가 헌법 수호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다면 민주당과 국민들이 당연히 떨쳐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31일 “제주 4·3 사건이나 광주 5·18 상황을 굳이 상기하지 않더라도 다시 윤석열이 복귀하는 것은 곧 제2의 계엄을 의미할 테고 국민은 저항할 것이고 충돌은 피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야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복귀하면 조기 대선은 물 건너간 것이고 현실적으로 정권을 뒤집을 방법도 없다”며 “당분간은 불복 움직임이 있겠지만, 결국 여당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겠나”라는 말이 나왔다. 윤 대통령도 야당과의 관계 개선에 신경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당의 도움 없이는 국정 운영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탄핵 이전과 다른 전향적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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