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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토허제 충격에도 집값은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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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어디로
풍선효과 다시?…‘한강벨트’ 투자 눈길


느닷없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하 토허제) 재지정으로 주택 시장이 혼란스러워진 가운데, 앞으로 서울 집값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당장 매매 거래량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전반적인 가격 상승은 막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매경이코노미

서울 성동구 옥수동은 도심·강남 접근성이 모두 좋아 강남 배후 주거지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윤관식 기자)


전문가 “올해 집값 더 오를 것”

“좌표 찍어준 격”…전월세가도 뛸 듯

매경이코노미가 부동산 전문가 12명에게 ‘(토허제 재지정 이후) 올해 서울 주택 매매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를 질문했더니 1명(보합세)을 제외한 11명이 모두 올해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해 동안 ‘1% 이상~3% 미만 상승’ 답변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3% 이상~5% 미만’ 4명, ‘5% 이상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도 1명 있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실거주를 직접 해야 한다는 제약 때문에 거래량이 감소하는 효과는 확실히 있지만 집값 조정은 강남 3구와 용산구 위주로, 그것도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토허제가 시행된 지난 5년간 신고가 기록이 토허제 지역에서 더 많이 나온 걸 주택 시장이 이미 학습했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에게는 정부가 토허제 지역에 집을 사라고 ‘좌표’를 찍어준 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으로 집값이 계속 오를 동네라는 걸 정부가 인정했다는 얘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은 갭투자가 막혀 일시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되겠지만 정부가 규제를 강화할수록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 심화되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또 토허제로 묶이지 않은 서울 마포·여의도를 비롯해 광진·강동·동작구에 갭투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일부 갭투자 수요자들은 규제 불확실성과 확산 가능성을 우려해 마포·강동·성동구 등 주변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오락가락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진 탓에 살 수 있을 때 매입하자는 움직임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봤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당장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돼 대출 가능한 총액이 줄어들면, 매입을 계획했던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시세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며 “갭투자 제한으로 임대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드는데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 자연스레 임대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 전셋값 상승은 매매 가격도 덩달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뜩이나 공사비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축소하면서 아파트 공급이 급감하는 양상이라 중장기적으로는 임차 시장 불안과 주택 가격 상승이 지속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한 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7681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올 1분기 서울에서 분양된 주택은 방배6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했다. 서울 대체지로 꼽히는 경기도의 올해 입주 물량도 지난해(11만4588가구)보다 40% 감소한 4만6241가구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서울 입주 물량은 2026년엔 9640가구, 2027년엔 9573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올해의 약 4분의 1토막 수준이다. 향후 몇 년간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얘기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전문가 12명 중 6명은 올해 서울 전셋값이 ‘3% 이상~5% 미만 상승할 것’으로 봤다. ‘5%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전문가도 3명이었다. 전반적으로 올해는 아파트 매매 가격보다 전세 가격 오름폭이 더 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매경이코노미

압·여·목·성 명불허전

마·성·광·동·강 ‘풍선효과’ 가능성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는 서울로 집중되는 분위기를 반영해 실거주 목적 실수요자라면 올 상반기 중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단 조달 가능한 자금에 따라 입지 우선 전략을 세울지, 가격 우선 전략을 세울지를 판단해 매입하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자금이 넉넉하다면 입지 좋은 지역 신축·준신축 위주로 매물을 찾고, 그렇지 않다면 가능한 지역 내에서 저가 매물 위주로 매입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토허제 지정 지역과 가까우면서 규제를 피해 간 마포·성동·광진·동작·강동구는 풍선효과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인 만큼 신축 또는 준신축 아파트 밀집 지역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이 좋다. 물론 이들 지역은 토허제 발표 이후 풍선효과 수혜지로 꼽히면서 호가가 반짝 오른 상태다. 다만 동시에 대출 규제가 강화된 여파로 매매 거래가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는데,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이 시기가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급매물을 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포구는 용산구와 가까우면서 광화문·종로 등 서울 중심업무지구, 여의도와 가까워 직장인 실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다. 특히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쿼드러플 역세권’ 공덕역, 2호선 아현역 인근 대단지 아파트는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 마포프레스티지자이(1694가구) 등이 일대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 매물 호가는 토허제 지정 후 5000만~1억원가량 뛰어 24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한강 건너 압구정과 마주하고 있는 성동구에서는 옥수동·금호동 일대 준신축 아파트가 수혜지로 꼽힌다. 옥수동·금호동은 압(앞)구정 뒤에 있다고 해서 ‘뒷구정’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동호대교만 건너면 바로 압구정이다.

강남 접근성만 좋은 것이 아니다. 지하철 3호선을 타면 종로에 1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그간 옥수동·금호동 시세는 꾸준히 올랐다.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지난 3월 9일 22억원가량에 실거래됐는데 최근엔 비슷한 매물 호가가 25억원까지 뛰었다.

정부는 강남 3구·용산구를 토허제로 지정한 이후에도 시장 과열이 가라앉지 않으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마포구·성동구 등 토허제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르게 보면 토허제 여파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곳이 마포·성동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마포·성동구는 입지와 개발 잠재력이 뛰어나 중장기 관점에서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선별 매수하는 전략이 좋다”며 “매물 가격이 높기는 하지만 최근 가격 조정이 이뤄졌던 단지를 중심으로 매물을 찾아봄직하다”고 조언했다.

마찬가지로 비강남권이지만 마포구, 성동구와 함께 ‘한강벨트’를 형성하는 광진구 광장동도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대표 지역이다. 이곳 아파트 대부분이 1990~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 신축 아파트는 없지만 학군이 탄탄하고 한강변 입지에 강 하나 건너면 강남구, 송파구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갖춰 강남 출퇴근·거주 수요가 꾸준했다. 광장동에서 비교적 신축 아파트인 ‘광장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 2월 17일 22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올 1월 20억6000만원에 팔렸는데 몇 개월 새 1억4000만원이 뛰었다. 이외에는 광진구 자양동 역시 성동구 성수동뿐 아니라 한강 건너편으로 강남구, 송파구와 마주 보는 입지다. 광장동, 자양동 모두 개발 후 강남 배후 주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이다.

서초구와 붙어 있는 동작구는 흑석·노량진 등 주요 뉴타운 재개발 구역을 위주로 접근해볼 만하다.

노량진뉴타운은 노량진·대방·상도동 일대 1~8구역이 재개발을 마치고 나면 1만여가구 규모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최근 이들 재개발 구역이 최소 사업시행인가까지 진척을 보이면서 조합원 입주권 매물은 웃돈이 10억원 넘게 붙을 정도로 주목받는다. 지난해 초 웃돈이 6억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시세가 많이 뛰었다. 흑석뉴타운의 경우 구역 대부분이 입주까지 마친 상태라 사실상 9구역과 11구역이 마지막 입성 기회로 통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동작구에는 뉴타운 정비사업이 막바지에 다다른 곳이 많아 짧으면 5년 내에도 가치 상승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다만 당장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쉽지 않은 점, 여유 자금이 장기간 묶인다는 점은 각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동구는 토허제로 지정된 송파구에서 매물을 잡지 못한 실망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강남 4구’로 꼽힐 정도로 강남권 접근성이 좋지만 송파구보다 평균 매매 가격은 낮아 ‘송파 대체 투자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이 입주하면서 핵심 투자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지난 3월 4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최근 같은 면적 호가는 27억~28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강동구에서는 ‘고덕그라시움’ ‘고덕아르테온’ 등 신축 대단지 아파트가 몰린 고덕동도 관심 대상이다.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20억4000만원에 거래돼 20억원대로 올라섰는데, 올 들어서는 19억원 초중반을 오가며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풍선효과가 아니더라도 주택 시장에서 조용히, 꾸준히 주목받는 지역도 있다. 양천구 목동과 영등포구 여의도동이다. 두 지역 모두 강남 3구·용산구와 마찬가지로 토허제 지역이지만 최근 재건축 사업이 진척을 보이면서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 12일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53㎡는 직전 거래보다 4600만원 오른 16억65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어 15일에는 목동신시가지5단지 전용 95㎡가 직전 최고가보다 9000만원 오른 24억1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여의도 시범 전용 79㎡는 3월 6일 23억원, 대교 95㎡가 3월 7일 24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목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목동·여의도는 학군·업무지구 배후 수요가 꾸준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보다 적은 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해 문의가 많은 지역’이라며 “갭투자를 원하는 수요자 중에는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경·공매를 통해 낙찰을 받아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고 귀띔했다.

실거주 의사만 있다면 토허제로 지정된 강남 3구·용산구에서 가격 조정폭이 큰 틈새 단지를 찾아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컨대 송파구의 경우 잠실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토허제에 지정됐다. “이 여파로 잠실보다 상대적으로 인기도 낮고 집값도 저렴한 거여·마천동이 덩달아 토허제로 묶이면서 시세가 잠시 조정 국면에 들어갔는데 실수요자라면 이 지역에서 급매로 나온 매물을 잡아봄직하다”는 게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판단이다.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총 12명, 가나다순)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 한태욱 전 동양미래대학 경영학부 겸임교수,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3호 (2025.04.02~2025.04.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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