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센터점 운영 축소
직무 전환∙희망퇴직 실시
면세점 4社 수백억 적자
영업 축소∙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버티기’ 안간힘
현대면세점 동대문점. 현대면세점 제공 |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현대면세점 동대문점이 7월 문을 닫는다. 2020년 현대면세점 간판을 단 지 5년여 만이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도 올해 초 폐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고사 위기에 처한 면세점 업계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현대면세점은 1일 이런 내용의 '시내면세점 경영 효율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현재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 등 시내 면세점 두 곳과 인천공항 1터미널점, 2터미널점 등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이 중 동대문점 특허권을 7월 말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또 무역센터점은 기존 3개 층(8~10층)에서 2개 층(8, 9층)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축소·폐점 계획과 맞물려 조직 효율화도 실시한다. 고용 안정을 위해 기존 직원들을 고객 접점 직무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희망퇴직 등도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면세 산업 전반에 걸친 위기 상황에서 사업을 정상화하고 미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3월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 면세점에서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뉴스1 |
현대면세점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면세점 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일단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든 데다 면세점에서 물건을 사서 중국에 팔아온 보따리상 '다이궁(代工)'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면세점 업계는 임대료 같은 고정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2024년 10월 부산점 영업 면적을 25% 줄이고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1월에는 폐점을 결정했다. 롯데면세점도 서울 중구 명동점과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점, 부산 서면점, 제주 시티호텔점 등 시내면세점 영업 면적을 줄였다. 또 지난해 8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150명을 감축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