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후 선고되는 '최악'은 피해
野, 안도하면서도 '8대 0 인용' 확신
의원 전원 국회 대기, 장외투쟁 지속
헌재 앞 기자회견 옮기고 언행주의령
박찬대(앞)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오매불망 기다리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날짜를 헌법재판소가 1일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만장일치 인용을 자신했다. 헌재가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18일까지도 결정을 못 내릴 경우도 가정하고 있었던 만큼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무엇보다 4월 첫 주를 넘기지 않은 것은 만장일치 파면으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치솟았다. 이른바 '5대 3' 기각설로 당 전체가 불안에 떨었던 것과 달리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다. 다만 끝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헌재와 여론을 압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존 장외 투쟁들을 유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한덕수와 다르다"… 野, 만장일치 파면 확신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소식은 국회 탄핵소추단장을 맡았던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며 제일 먼저 전파됐다. 정 위원장은 앞서 선고 날짜 연락이 오면 즉시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비슷한 시간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광화문 천막당사를 지키며, '마은혁 임명'을 고리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를 향한 마지막 경고에 연신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중대결심'을 예고한 날에 탄핵 선고 날짜가 기습적으로 날아든 것이다.
민주당은 곧장 태세를 전환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선고기일 지정 공지 직후 브리핑을 통해 "장장 4개월에 걸친 국민의 기다림에 마침내 헌재가 응답했다"고 호응했다. 그러면서 " 헌재가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을 통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국체와 국헌을 수호하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며 "헌재는 주권자 국민의 의사를 무겁게 받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러다 18일까지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던 민주당 의원들도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며 안도했다. 한 중진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은 18일이 지나도 선고 일정을 못 잡아서 헌법재판관을 새로 임명하느냐 아니면 임기를 연장하느냐를 놓고 여야가 싸우는 것이었다"면서 "늦었지만 최악은 피해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린 야당 소속 탄핵소추위원단 비공개 회의에서도 '8대 0 인용' 전망이 나왔다고 한다. 위원단 간사인 최기상 민주당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8대 0 인용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기각, 각하 등 다른 경우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헌재 압박으로 비칠라... '광화문 투쟁' 올인
대신 비상 대응 기조는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헌재 공지 직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소속 의원 전원이 4일까지 국회 경내에서 대기하는 방침을 확정했다. 여기에 장외집회, 광화문 천막당사 등 기존에 하고 있던 장외 투쟁들도 유지한다. 초선 의원들은 한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이날 밤 9시부터 광화문에서 탄핵 인용 촉구 '24시간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다만, 헌재나 여론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행동들은 피하기로 했다. 헌재 앞에서 이뤄지던 상임위원회 기자회견은 이날부터 광화문 천막당사로 장소를 옮겨왔다. '언행주의령'도 내려졌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들에게 "매우 민감한 시기"라면서 "의원님들께서는 헌재 선고일까지 SNS에서나 언론과 인터뷰에서 각별히 신중하고 절제된 언행을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공지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선고기일 공지 전 페이스북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으로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불복하자고 제안했다가 "가정에 가정을 더해 일어날 수 없는 상황까지 상상하며 비상한 대책을 고민했다"고 발언을 주워 담기도 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