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디벨로퍼를 운영하며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 정주영 미래인 회장. 사업에 성공했다가 극단적 선택에 유혹을 받을 정도로 벼랑끝에 몰렸다가, 다시 재기했다는 정 회장. 최근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에 49층의 하이엔드 주거문화를 심는 대형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세상사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그는 ‘가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야 하늘도 돕는다’는 경영철학으로 미래인의 비전을 이끌고 있다. 사진=임세준 기자/jun@heraldcorp.com |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 30년 전, 한 사나이가 꿈과 희망을 안고 시행사에 도전했다. 미래인이라는 법인을 세우고 뛰고 또 뛰었다. 분양마케팅과 디벨로퍼(developer) 일에 대한 확신을 갖고, 전국을 휘젓고 다녔다. 잘 나갔다. 조금만 더 하면 여느 제도권 건설사 못잖게 당당해질 것 같았다. 사세는 계속 뻗어갔다. 하지만 2008년 리먼 사태로 초래된 글로벌 금융위기, 그것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이뤄왔던 것들이 모래알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니 세금 체납 등 채무가 수십억으로 불어났고 직원들 급여는 점점 밀려만 갔다. 700만원짜리 러시앤캐시(Rush-and-Cash) 대출도 서슴없이 받았고, 나중엔 차 대출까지 끌어모았다. 너무도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희망으로 동양파라곤(김포) 분양에 나섰는데, 신문 1면에 광고를 내도 전화 오는 곳은 2~3통에 불과했다. 부동산 시장은 그만큼 혹한이었다. 도대체 극복할 방법이 없었다. 매일 매일 좌절했고,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유혹까지 일 정도로 코너에 몰렸다. 마음을 고쳐 먹으면 하늘이 좀 알아주는 법일까. 심기일전했다. ‘조직 분양’ 개념을 첫 도입했다. 그가 고안해 낸 조직 분양은 ‘찾아가는 분양’이었다. 앉아서 찾아오는 고객을 응대하는 것만으론 위기 극복이 안되기에,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을 밖으로 내보내 분양마케팅을 하게끔 한 것이다. 물론 철저하게 인센티브제(성과제)를 도입했다. 신난 직원들은 사무실 안이 아니라 외부에서 바쁘게 움직였고,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마케팅기법을 확 바꾸니 기운이 달라졌다. 미분양 500개를 금세 팔았다. 이후 사세는 다시 뻗어갔다. 업계에서 대히트를 친 것이다. ‘업계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렇게 죽고 싶을 정도로 벼랑끝에 몰렸다가 다시 활력을 찾은 사나이, 그는 바로 정주영 미래인 회장이다. “절벽 끝에 섰다가 일어섰고, 그 이후 수도권 미분양은 미래인이 다 정리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많은 물량을 팔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후 마케팅 비중은 좀 줄이고,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다져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최근 제3차 도시ㆍ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서울 청담동 52-3번지 일대 역세권 활성화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고, 이후 일부 보완을 거쳐 이 사업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기존 프리마호텔 부지였던 대상지는 도산대로 노선형 상업지역이 있는 4730㎡ 부지로, 도산대로를 중심으로 이 일대엔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위례신사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등 다양한 광역 교통망 사업이 예정돼 있어 개발 잠재력이 큰 곳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서울시 역세권 활성화사업을 통한 용적률 상향과 추가 인센티브가 적용돼 용적률 879.77%로 확정됐다. 이는 시가 관광호텔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적용한 사례여서 주목된다. 도산대로변에 초고급 호텔을 중심으로 업무ㆍ주거시설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한류관과 문화산업 벨트 내에 있는 입지 특성상, 향후 숙박시설의 업그레이드를 통한 관광 랜드마크화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향후 이 일대 개발에 대한 종합적이고 일관된 추진 방향을 바탕으로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한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큰 자긍심을 보였다. 최고급 호텔, 최고급 서비스를 갖춘 레지던스로 만들어 서울시 최고의 관광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최고의 하이엔드이자 최고의 숙박, 최고의 관광을 상징하는 럭셔리 호텔이 도입되는 명품주거단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정주영 미래인 회장이 서울 서초구 미래인 본사에서 헤럴드미디어그룹(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다음은 서초구에 위치한 미래인 본사 사무실에서 지난 31일 헤럴드경제와 만난 정주영 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 사업이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심의가 통과됐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인가.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7성급 호텔을 들여와 서비스를 하는 공동주택과 레지던스 사업이다. 그냥 호텔이 아니다. 호텔에 한국의 문화를 녹여내는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다. 7성급 호텔은 기존 호텔과 한차원, 두차원 격이 다른 것이다. 문화가 있고 품격이 있고, 최고급 서비스가 있다. 한예로 보통 호텔은 방 1개당 2명이 서비스 한다면, 7성급 호텔은 방 1개당 10여명이 서비스에 전력을 다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그만큼 최상급 서비스가 이뤄지는 곳이다. 그걸 우리가 만들겠다.
▷프로젝트의 향후 진행과정은 어떻게 되나.
-시관리계획 결정 및 고시가 되고, 통합건축 심의 후 오는 7~8월께 건축 인허가를 얻을 예정이다. 9월 이후 본PF 기표, 구조ㆍ굴토 심의(예정)를 거쳐 11월께 착공할 계획이다. 예상대로라면 오는 2030년 6월께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중점 추진 중인 글로벌시티 도약을 위한 한류, 숙박시설 업그레이드 측면에서도 상징성이 있다고 본다. 좀더 구체적인 의미가 있다면.
-서울은 글로벌 주요 도시에 비해 고급 브랜드 호텔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위력적인 도시 경쟁력에 비해 숙박 관련 국제적 위상은 다소 낮은 편이라는 말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들은 5성급 이상의 고급 브랜드 호텔을 확보함으로써 국제 행사와 럭셔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새로운 상징적 랜드마크로서 호텔 자체가 관광산업의 핵심 동력이 돼 서울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프리마호텔 용지가 49층 랜드마크로 재탄생하는 모습을 그린 투시도. |
▷요즘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고들 하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정말 어렵다. 우리가 계속 순항만 한 것은 아니다. 2022년도 시장에 불어닥친 고금리와 건설비 상승 여파는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뼈아픈 타격으로 다가왔다.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하는 생각으로 시간을 기다렸지만, 현재까지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은 상태다. 그래서 지난해 기존의 무거운 것은 다 정리하고, 브릿지대출을 해소하는 등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다행히 프리마호텔 부지 개발사업이 급류를 타면서 최소한 우리 회사는 분위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주거는 임대시장을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며, 진정한 고급주거는 호텔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상업시설이 복합된 형태로 공급될 것으로 확신한다. 시니어시설 또한 서비스를 고급화한 프로젝트가 도심에 공급될 것이고 서비스등급에 따라 프로젝트 성공여부가 결정되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사업을 꾸려갈 것이다.
▷디벨로퍼 미래인 회사를 소개해달라.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미래인은 부동산 개발과 분양 완결에 이르기까지 최선을 다해 완수해내겠다는 열정과 의지를 가진 프로들로 구성된 젊은 회사다. 미래인은 국내 1세대 최장수 분양ㆍ디벨로퍼 그룹으로, 1993년부터 약 32년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미래인은 1993년 미래개발로 출범했고, 1996년 8월 ㈜미래인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2009년에는 ㈜성장과 미래를 설립했다. 미래인은 그동안 부동산 개발 및 분양사업에 있어서 정확한 정보 수집과 분석, 치밀한 사업계획, 효과적인 마케팅, 그리고 확실한 사후관리까지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해 왔다. 부동산 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인은 시행, 분양, 운영을 아우르는 종합솔루션을 갖추고 있으며, 조직 분양 등 혁신적인 영업 기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국내 최초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르피에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부동산시장을 개척했다고 자평한다.
▷미래인의 비전과 업(業) 철학은 무엇인가.
-‘행동하는 프로, 말보다 한 발짝 앞서 행동해 나가겠습니다’라는 업(業) 철학을 실천 중이다. 미래인은 부동산의 개발과 분양 전 과정에서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무한책임주의와 무결점 원칙을 지켜나갈 것을 추구한다. 미래인의 비전은 개발보국(開發報國ㆍ개발을 통해 국가와 사회, 나아가 인류에 공헌하겠다는 뜻)으로, 부동산 마케팅과 개발 분야의 새 신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또 세상 모든 곳에 아름다운 삶을 짓는다(Build a beautiful Life everywhere), 보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주거와 라이프스타일의 건축물을 공급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비전을 추구한다. 구체적으로는 3대 원칙을 지향한다. ▷성공신화 ▷꿈의 실현 ▷가치창조 등이 바로 그것이다. 미래인은 일단 창립이래 김포 신안 실크밸리, 김포 서해 메이저타운, 덕소 현대아파트 등 초기분양에 실패한 사업장을 모델하우스 건립부터 완벽한 상품개발과 영업기법 도입으로 업계가 놀랄만한 신화적 성공을 이뤘고 그런 꿈을 지향한다. 또 분양영업에 성공한 사람은 개발사업에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우리 그룹은 개발기획, 분양영업, 자체 개발 사업에 이르기까지 우리와 관련된 기업과 개개인 모두에게 비전을 심어주고 이익을 주는 종합부동산회사를 꿈꾼다. 마지막으로 부동산의 가치창조는 바라보는 이의 시각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믿음으로 부동산이 움직이지 않는 자산이 아닌, 가치 부여에 따라 생생히 살아움직이는 부동산으로 바꿔놓겠다는 밸류(Value)를 지향한다. 이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부천 내동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과 화성 데이터센터계획부지 개발 사업 진척 상황과 성과는.
-부천 내동 복합물류 센터 사업은 사실 엑시트(Exitㆍ끝냈다는 뜻)했다. 공급 과잉, 금융시장 악화, 공사비 상승 등으로 공매ㆍNPL 중심의 제한적 거래만 이루어지는 침체된 물류센터 시장에서도 안정적 사업 운영을 통해 준공 및 정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자평한다. 2021년 9월 건축허가를 완료한 이 사업은 2022년 착공 완료했고, 지난해 4월 준공을 끝냈고 7월 정산합의를 마쳤다.
화성 데이터센터 사업의 경우엔 수도권 내 제한적인 수전 용량 확보 여건 속에서도 수전을 성공적으로 확보했고, 사업성이 우수한 데이터센터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의 브릿지론 연장 제한 및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채권 매각 및 공동사업 약정을 완료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 10월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2022년 5월 건축허가를 완료(지식산업센터)했고, 2024년 12월 브릿지론 채권을 전체 매각했다. 지난해 12월 14.5MW 수전 공급을 확정(한국전력공사)했고, 2026년 2월 착공할 것이며 2028년 2월 사업준공 완료 및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정주영(오른쪽) 미래인 회장이 서울 서초구 미래인 본사에서 김영상 코리아헤럴드 사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미래인이 그동안 수행해왔던 사업을 소개한다면.
-자랑 같지만 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냈다. 서울 성수동 서울숲IT밸리 아파트형공장 시행을 시작으로 경기도 광교 신도시 내 코아루S오피스텔, 수원시 영통구 e편한세상 테라스하우스 광교, 르피에드 문정 오피스텔, 서초 르피에드 오피스텔, 부천 내동 복합물류센터, 대전 그랑르피에드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곳의 사업에 참여했다.
▷경영 철학과 개인적인 인생 철학이 있다면.
-제 경영 철학은 ‘가고자 하는 바가 분명해야 하늘도 돕는다’는 것이다. 인생철학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ㆍ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바꾼다)다. 마음 먹기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이 점을 늘 잊지 않고 살아가려 한다.
ysk@heraldcorp.com
■ 정주영 회장 프로필
-충청북도 옥천 출생
-중앙대학교 법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부동산 대학원 최고 경영자 과정 수료(2009년 제13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설산업 최고 전략 과정 ACPMP 제10기 수료 (2013년)
-2019년 제4회 부동산 산업의날 국토교통부장관 표창
-2023년 제18회 대한민국 문화경영대상 디벨로퍼 부문 대상 수상
-(현) 미래인 회장
■ 디벨로퍼 미래인이 수행한 프로젝트
-서울 성수동 서울숲IT밸리 아파트형공장 시행
-경기도 광교 신도시 내 코아루S오피스텔 시행
-제주 건입동 리젠트마린호텔 1차, 2차 시행
-수원시 영통구 e편한세상 테라스하우스 광교 시행
-경기도 시흥시 시흥 e편한세상 공동주택 시행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 생활형 숙박시설 시행
-르피에드 문정 오피스텔 시행
-서초 르피에드 오피스텔 시행
-부천 내동 복합물류센터 시행
-힐스테이트 양주 파티오포레 블록형 단독주택 시행
-대전 그랑르피에드 오피스텔 시행
-화성 데이터센터 시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