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3년 12월 1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제22대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자신의 비서에게 성폭력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일 장 전 의원이 전날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오피스텔은 공유 숙박 플랫폼을 통해 숙박업소로 운영됐으며 장 전 의원은 이곳을 처음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숙박업소 운영자 A씨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좌관이라고 밝힌 사람이 예약했고 (장 전 의원은)지난달 31일 처음 이용했다”고 말했다.
강동경찰서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고,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장 전 의원의 시신은 이날 오전 3시쯤 이송돼 서울 서초구 한 병원에 안치됐다. 빈소는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장 전 의원은 부산 한 대학교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비서 B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장 전 의원 측은 최근까지 “고소인의 고소 내용은 거짓”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경찰은 장 전 의원을 지난달 28일 처음 소환해 조사했다.
B씨 측은 지난달 31일 추가 증거를 공개했다. B씨가 성폭력을 당했다는 날 찍은 호텔 내부 사진·동영상과 사건 한 달 후 직접 사건에 대해 적어둔 메모, 성폭력 가해자의 유전자가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이 담겼다. B씨가 찍은 영상에는 장 전 의원의 목소리와 장 전 의원의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의 화면 등이 나온다. B씨 측은 이 자료들을 지난 1월 중순쯤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B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1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가 장 전 의원의 사망이 알려진 뒤 취소했다.
통상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사망하면 진행되던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지 여부는 변사 사건 처리 경과를 참고해 내부 검토 후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B씨에게 위치 추적을 위한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신변보호 조치를 한 상태다.
장 전 의원은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18·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로 꼽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서현희 기자 h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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