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개막시리즈 3경기 15개 홈런
부정 배트 의혹 있지만 규정 상 '합법'
31일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경기 중 재즈 치솜 주니어가 1회 어뢰형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뉴욕=AP |
미국 프로야구(MLB) 2025 시즌 개막과 함께 뉴욕 양키스가 선보인 '어뢰형(Torpedo) 방망이'가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양키스는 시즌 첫 3경기에서 MLB 타이 기록인 1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한 개막시리즈를 싹쓸이했다. 특히 어뢰형 방망이를 사용한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며 새롭게 등장한 방망이에 야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뢰형 방망이는 기존의 야구 방망이와 달리 배럴(방망이의 가장 두꺼운 부분)이 타자의 손에 더 가깝게 위치하도록 설계된 방망이이다. 볼링핀이나 어뢰와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어 '어뢰형 방망이'란 이름이 붙었다.
31일 뉴욕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경기 중 어뢰형 방망이를 휘두르는 앤서니 볼프(위)와 기존 방망이를 사용하는 애런 저지(아래)의 모습이다. 뉴욕=AP 연합뉴스 |
이 방망이의 특이점은 무게 재분배에 있다. 전통적인 방망이가 끝으로 갈수록 균일하게 두꺼워지는 반면, 어뢰형 방망이는 타자가 가장 자주 공을 맞추는 지점인 라벨에서 약 15~18센티미터 아래에 더 많은 목재와 질량을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날아가는 부분인 '스위트 스팟'을 확대하고, 범타 확률을 줄이며, 더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어뢰형 방망이의 개발자는 MIT 출신 물리학자 애런 린하트로 2018년 양키스에 합류해 2024년까지 양키스의 수석 분석가로 활동했다. 린하트는 투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된 상황에서 타자들이 느끼는 좌절감에 주목했다. 그는 양키스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스윙 데이터를 분석하던 중, 볼피가 주로 방망이의 라벨 근처에 공을 맞추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린하트는 타자가 자주 공을 맞추는 지점에 더 많은 목재를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고안했고, 이것이 어뢰형 방망이의 시초가 됐다.
2025년 개막 시리즈에서 어뢰형 방망이를 사용한 양키스 선수들은 재즈 치솜 주니어(3홈런), 앤서니 볼피(2홈런), 오스틴 웰스(2홈런), 폴 골드슈미트(1홈런), 코디 벨린저(1홈런) 등이다. 반면 아메리칸리그 MVP 애런 저지는 전통적인 배트를 사용하면서도 첫 3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31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워싱턴 내셜널스 경기 중 블루제이스의 덕아웃에서 포착된 어뢰형 방망이다 .토론토=AP 연합뉴스 |
어뢰형 방망이는 양키스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라이언 제퍼스, 탬파베이 레이스의 주니어 카미네로와 얀디 디아즈,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데이비스 슈나이더 등이 이미 어뢰형 방망이를 사용 중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 의혹과 달리 이 방망이는 MLB 규정상 합법이다. MLB 규정 3.02에 따르면 "방망이는 가장 두꺼운 부분의 지름이 2.61인치를 넘지 않고, 길이가 42인치를 넘지 않는 매끄럽고 둥근 막대여야 하며, 한 조각의 단단한 목재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어뢰형 방망이는 이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목재의 분포를 재구성한 것으로, MLB 사무국은 부정 배트 의혹에 관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승훈 인턴 기자 djy9367@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