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구장을 긴급 점검하고 있는 관계자들 |
(MHN 권수연 기자) 꽃다운 20대 야구팬의 목숨을 앗아간 초유의 참사가, 점차 '책임 미루기' 흙탕물 행정에 가려지고 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는 구조물 낙하로 인해 관중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1일 홈 구장인 창원 NC파크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시행한다고 전했다. 외부 안전 점검 직원들이 스카이 차를 동원해 외벽구조물 마감 자재를 점검했다.
구단의 구장 긴급 점검은 주중 시리즈가 취소된 1~3일에 걸쳐 이뤄진다. 외벽에 설치된 루버 231개에 대한 점검이 주 내용이다. 볼트 체결 상태와 균열 및 변형 상황, 방재 부식 상태에 대해 점검이 이뤄진다.
 |
 |
앞서 지난 달 29일 오후 5시 20분 경, LG와 NC와의 경기 도중 3루 방향 벽에 설치된 외부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 3명을 덮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20대, 10대 자매가 머리와 쇄골에 외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1명은 다리를 다쳤고 정신적 충격이 심해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머리 부상을 입은 20대 피해자는 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로 옮겨갔지만 31일 오전에 끝내 숨졌다. 쇄골을 다친 피해자는 골절상 진단을 받았다.
관중을 덮친 구조물은 길이 2.6m, 폭 40cm의 알루미늄 소재 루버로 확인됐다. 구조물 무게는 60kg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이제 시선은 사후 과정에 모이고 있다. 창원 NC파크의 소유주인 창원시설공단이 사실상 뒷짐을 지고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은 창원 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와 관련해 구장 시설물 관리 주체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유무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검토한다.
2022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제3장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해서 발생한 재해 가운데 사망자가 1명 이상,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시민재해로 적용된다.
이번 사고를 둘러싸고 점유자인 NC 구단 측과 소유주인 창원시설관리공단의 책임이 팽팽하게 대립한다. 시설 유지 및 관리 주체는 창원시설관리공단이나 시설 운영권은 NC 소유다. NC는 지난 2019년 야구장을 개장할 때 향후 25년 간 330억원의 이용료 계약을 맺었다.
 |
다만 사망사고를 발생하게 한 이 '루버'는 NC가 구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설치가 되어있는 구조물로 알려졌다. 구조상 창문에 일일히 손을 대서 점검하는 것도 불가능하며 관리 주체가 공단이기에 구단 측에서는 사실상 손 쓸 도리가 없다.
공단 측은 1일 "NC 구단과 긴밀히 협력해 신속한 사고수습과 함께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대책본부를 구성해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적 시행하는 주요 구조부의 각 안전점검은 모두 정상 이행됐으며 이상이 없었다. 낙하된 부착물은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아울러 사고가 난 부위와 간판, 창호 등 부착물의 결속 부위 훼손은 없는지 긴급하게 점검해 그 결과를 통보해 줄 것을 NC에 요청한 상황이다. 사실상 실질적인 수습은 NC가 나서고 공단은 보고만 받는 모양이 돼버렸다.
공단 측 민원게시판은 사고 이후부터 이 날까지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게시판을 찾아온 한 시민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우선하고 관련 책임자들이 책임지고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해달라"고 항의글을 남겼다. 또 다른 시민 역시 "공단은 분명 NC파크 사고에 대해 책임이 있다. 야구장의 주요 구조물을 구분짓는 기준이 무엇이냐. 소유주가 창원시인데 창원시에서 전체 점검을 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 NC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듯이 굴지말라"고 지적했다.
한편 1일 애도의 의미로 전 구단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모든 구단이 야구장 시설 긴급 점검에 나섰다. 오는 2일부터 재개되는 주중 경기는 응원단 없이 경기가 진행되며 경기에 참여하는 모든 선수단은 추모의 의미로 근조 리본을 착용한다. SSG-NC의 주중 3연전만 모두 취소됐다.
사진= 연합뉴스
<저작권자 copyright ⓒ mhn 엠에이치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