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군(IDF) 전차들이 가자지구와 접한 이스라엘 남부 국경 근처에 배치돼 있다. IDF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일대에 지상군을 투입,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지구=신화 뉴시스 |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해온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한 이스라엘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엔 직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 의료진과 구급대원 등 민간인 15명을 살해하고 집단 매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쟁 중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건 국제인도법상 전쟁범죄에 해당된다. 또 2023년 10월7일 발발한 ‘가자전쟁’에서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국제기구 직원 등에 대한 반(反)인도주의적 공격을 여러차례 감행해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사건 역시 최종적으로 이스라엘군의 소행으로 드러날 경우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지난달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텔 알술탄 지역에서 적신월사 직원 8명, 민방위대원 6명, 유엔 직원 1명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이들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하지만 출동한 구급차 중 일부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고 연락이 끊겼다. 추가 호송대가 이들을 수습하기 위해 파견됐으나, 이들도 총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호송대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던 적신월사의 보건프로그램 책임자 바샤르 무라드 박사는 “통화 중에 우리는 ‘그들을 결박하고 벽에 세워라’고 히브리어로 말하는 이스라엘 군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총격을 받아 살해된 뒤 하나의 모래 구덩이 안에 집단으로 묻힌 채 발견됐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넘어 시리아와 레바논에도 장기 주둔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가 분석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두 나라에 감시초소, 통신 인프라, 조립식 주택 등을 설치해 전초 기지를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레바논 일부 지역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점령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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