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 헌재 재판관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를 위해 대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대한민국 헌정사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오는 4일 오전 11시 발표된다. 헌법재판관 8명의 선택에 따라 윤석열 정부가 존속될 수도, 조기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수도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윤 대통령이 파면되려면 6명 이상이 '인용'을 결정해야 한다. 인용이 5명 이하라면 윤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고 남은 임기를 보장받게 된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가를 분수령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가'이고, 두 번째는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것인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으나 파면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았다'며 국회의 탄핵소추가 기각돼 직무에 복귀하고 임기를 마쳤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파면을 해야 할 정도로 중대하다'고 판단돼 파면됐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은 '경고성'이었고 선포·유지·해제 과정에서 법률을 지켰으며 '정치인 체포'나 '의원 끌어내기' 등을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제왕적 거대 야당의 폭주가 대한민국 존립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함께 나서 달라는 절박한 호소(였다)”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이나 기각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할 수도 있다. 국회의 탄핵소추가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인용이나 기각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러면 국회가 다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 있다. 다만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화하기는 어렵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도 처음에는 여당인 국민의힘 불참으로 폐기됐다가 재의결을 추진,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전격적으로 찬성해 통과했었기 때문이다.
헌재의 선고 절차도 눈여겨볼만하다. 관례에 따라 전원일치로 결정을 내린 경우 재판장이 이유의 요지를 먼저 설명하고 마지막에 주문을 읽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을 먼저 읽는다면 재판관 의견이 나뉘었다는 의미다. 주문과 이유 요지 등 헌재의 선고는 노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 때와 같이 20∼30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1일 헌재 앞에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최기창 기자 |
한편, 탄핵심판 선고일이 결정되면서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벌써부터 여야간 장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선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일부는 헌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박균택·박홍배 의원 등은 앞서 같은 곳에서 이른바 '끝장 시위'를 진행 중이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국민의힘은 성일종·조배숙 의원 등을 비롯해 '국민의힘 탄핵반대 당협위원장 모임' 등에서 시위를 펼쳤다.
아울러 여야 지도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와 관련해 공방도 주고받았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재판소는 국민의 분노를 직시해야 한다. 탄핵심판 최후변론이 끝난 지도 오늘로 36일째”라며 “내란 수괴 윤석열이 대한민국 국회와 중앙선관위를 군홧발로 짓밟는 장면을 목격한 국민은 지금의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 개최한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은 적법절차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 그런데 민주당은 극단적 언사를 내지르며 자신이 원하는 결론을 당장 발표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좌파 단체의 극렬 투쟁을 조장하면서 헌법재판소를 정치적으로 포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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