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
미 경제전문방송인 CNBC가 경제학자 14명을 상대로 조사해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0.3%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2.4%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회복을 시작하려던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률이 1분기 0.3%대로 주저앉은 뒤 2분기 1.4%, 3분기 1.6%, 4분기 1.9%에 이어 2026년 1분기 2.1%로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소비 심리가 급격히 악화하고, 기업도 지출 및 투자 결정을 미루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명목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4% 늘어 전문가 전망(0.5%)을 하회했다. 물가를 고려한 2월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전월 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한파 영향으로 1월 0.3% 감소한 이후 2월에는 큰 폭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추인 소비가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도 지출 및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이달 초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보고서에서 "고객(기업)들이 관세 불확실성으로 신규 주문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취임 후 두 달여 동안 쉴 새 없이 관세폭격을 쏟아붓자 시장 안팎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의 보복관세, 보호무역조치가 이어지며 글로벌 관세 전쟁과 인플레이션을 낳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1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을 0.2%, 연간 성장률을 1%로 예상하며, 향후 12개월간 경기 침체가 올 확률을 종전 20%에서 35%로 상향했다. 미국 경제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전망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GDP 나우는 1분기 성장률을 -2.8%로 예상하는 등 일각에선 미국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질 GDP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게 우리의 기본 전망이지만 세계 무역 전쟁이 심화되고 정부효율부(DOGE)가 일자리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GDP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통령이 3분기까지 관세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경기 침체가 올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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