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최소 2천 명 넘어…"실제 피해는 더 클 것"
"일부 지역은 지금도 소식 막혀…분쟁지역은 집계조차 안 돼"
카이 민 "미얀마의 3월 무더위로 어려운 달…깨끗한 물 절실"
"일부 지역은 지금도 소식 막혀…분쟁지역은 집계조차 안 돼"
카이 민 "미얀마의 3월 무더위로 어려운 달…깨끗한 물 절실"
31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주민들이 무너진 주택 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미얀마 중부를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난 가운데, 참혹한 피해 상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공식 사망자 수는 2천 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피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구조 작업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물과 의료 물자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CBS노컷뉴스는 31일 현지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 미얀마의 카이 민 책임자와 화상으로 연결해 지진이 발생한 순간의 상황부터 통신 두절과 구조 지연, 물·의료품 부족 등 현지에서 겪는 어려움까지 직접 들어봤다.
"통신 두절, 피해 파악조차 안 돼…미얀마엔 구조 기술 없다"
미얀마 강진으로 태국 방콕의 빌딩이 붕괴했다. X캡처 |
지진이 발생한 지난 28일(현지시간), 카이 민 책임자는 양곤에 있는 사무실에 있었다. 그는 "처음엔 어지러움을 느꼈고 곧이어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약 4~5분간 진동이 이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앙지와 거리가 있는 양곤에서는 즉각적인 피해가 포착되진 않았다. 카이 민씨는 약 한 시간 뒤 만달레이와 수도 네피도 등에서 건물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그는 지진으로 통신망이 끊기면서 피해 지역의 상세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 민 책임자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특히 일부 지역은 지금도 소식이 막혀 있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지진의 가장 큰 비극으로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지만, 구조 수단은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카이 민 책임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지만, 꺼낼 장비도 인력도 없다"며 "이런 피해조차도 미얀마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지금 미얀마에는 빌딩 잔해에 갇힌 사람을 구조하는 기술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미얀마 군정이 발표한 공식 사망자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얀마 군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날까지 사망자 2028명, 부상자 3408명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카이 민 책임자는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며 "지금 집계된 수치는 정부가 통제하는 일부 지역만 포함된 것이다.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 특히 분쟁이 진행 중인 지역은 아예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진 발생일인 지난 금요일은 종교 행사나 집회가 많았던 날"이라며 "불교 사원이나 이슬람 사원도 크게 붕괴됐는데, 이곳에서도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내전으로 이미 기반 파괴된 미얀마…"물자 전달 위한 교통조차도 마비"
지진으로 완전히 무너져 버린 유치원. 연합뉴스 |
현장 의료 상황도 심각하다. 그는 "많은 병원 건물이 붕괴됐고 의료 장비나 인력도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지진이 있기 전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내전으로 의료 서비스나 물자가 전달되기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으나 이번 지진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그는 "도로가 많이 무너졌기 때문에 교통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물자를 전달하는 것에 대해서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얀마는 4년 전 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에 휩싸여 의료·구호 시설이 파괴되고 교통·통신이 막히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저항군이 장악하고 있는 만달레이 주변 일부 지역은 군부 정권이 각종 물자 지원을 끊기도 했다.
카이 민 책임자는 국제사회에 "구조 장비와 인력 지원 그리고 깨끗한 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미얀마의 3월은 굉장히 더운 달이다. 시민들이 물이 부족해서 탈수로 사망을 할 수도 있는, 매우 어려운 달"이라며 "생존과 개인위생을 위해 깨끗한 물을 공급해 감염병 없이 구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향해 "미얀마는 오랫동안 분쟁의 그늘 속에 있었다. 국제사회에서도 종종 외면당했다"며 "이번 지진으로 고통받는 미얀마 국민들을 한국 시민들이 기억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