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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 바꾼 김효주, 17개월만의 우승 … "그래 이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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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효주가 포드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동료들에게 샴페인 세례를 받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포드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가 열린 월윈드 골프클럽(파72) 18번홀(파4). 단 한 명만 차지할 수 있는 우승 트로피를 놓고 1년5개월 만에 우승을 노리는 김효주와 전 세계랭킹 1위 릴리아 부(미국)가 운명의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티샷은 두 선수 모두 페어웨이. 거리가 덜 나간 부가 먼저 두 번째 샷을 했고 홀 오른쪽 5m 거리에 떨어졌다. 이어 김효주의 샷은 홀 왼쪽 1.8m 지점에 안착해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부의 버디 퍼팅이 힘이 모자라 파에 그친 사이, 김효주가 심호흡하고 친 내리막 퍼팅은 홀 속으로 사라지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효주는 이날 단독선두로 출발한 부에 4타나 뒤진 공동 5위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홀 한 홀 버디를 잡아 나갔다. 이날 무려 9개의 버디를 잡고 보기는 단 1개로 8언더파 64타,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적어낸 김효주는 결국 이날 4타를 줄이는 데 그친 부와 공동선두에 오르는 데 성공했고 연장전 승리를 거뒀다.

LPGA투어 통산 7번째 우승이자 2023년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스 클래식 이후 1년5개월 만에 트로피를 품었다. 우승상금 33만7500달러(약 4억9500만원)를 받은 김효주는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 4위, CME글로브 포인트 레이스 부문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 어느 때보다 간절했던 땀과 노력의 결실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초반 "내가 지금까지 골프를 치면서 올해만큼 잘하고 싶은 열망이 생긴 적은 없었다. 골프가 너무 좋아졌고 우승하고 싶어졌다"며 "이를 위해 어느 때보다 전지훈련에서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우승 후 김효주는 "오랜만에 우승해서 너무 좋다. 겨울에 열심히 훈련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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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간절함은 모든 것을 바꿀 정도로 강력했다. 일단 몸부터 바꿨다. 김효주는 "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스윙을 하는 데 몇 년간 근육을 키우면서 예전처럼 스윙하기 어려워졌다. 부상을 막고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스트레칭과 요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9년 전부터 팀 글로리어스와 함께 근육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은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상위 1%에 해당되는 3대 운동(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스쾃) 300㎏을 들어 올린다. 어깨도 웬만한 남자보다 넓다.

선종협 팀 글로리어스 대표는 "올해부터는 운동의 방향을 유연성으로 바꿨다. 지금까지 힘을 키우는 운동이 전체 시간의 90%였다면 이제는 가동성을 늘리는 스트레칭 운동이 50%를 차지한다"며 "특히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체육관에서 모든 시간을 스트레칭에 투자해 자신만의 부드럽고 강한 스윙을 할 수 있는 몸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골반과 흉추의 가동성이 좋아지면서 이전보다 더 큰 스윙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비거리와 정확성을 함께 올린 '비밀 특훈'도 있다. 바벨에 속도계를 꽂아 놓고 빠르게 들어 올리는 스피드 파워 훈련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보다 더 빠르고 강한 스윙을 갖췄다.

몸만 변신한 게 아니다. 과감한 장비 교체도 한몫했다.

일단 비거리 확보를 위해 지난해 10월 새로 나온 요넥스 카이자 라이트 샤프트로 교체했다. 이 샤프트는 독특하게 39g의 가벼운 무게에도 남성 프로골퍼들이 주로 사용하는 X 스펙을 갖춘 것이 특징. 가볍지만 강한 성질을 통해 비거리와 방향성이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새 샤프트로 교체한 뒤 데이터상으로 10m가량 비거리가 늘어나는 것이 확인됐고 이후로 쭉 사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연장전에서도 자신보다 10야드 이상 더 멀리 치는 릴리아 부보다 멀리 드라이버샷을 날린 뒤 두 번째 샷을 나중에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효주의 우승을 이끈 최종 병기는 퍼터다. 올 시즌 개막전 우승자 김아림과 똑같은 랩골프 mezz1. 최근 '제로 토크 퍼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김효주는 퍼트의 직진성을 높이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 제로토크 퍼터로 바꿨다.

물론 퍼트 연습은 기본이다. 김효주는 최근 "초등학교 이후로 전지훈련을 가서 이렇게 퍼트 연습을 많이 한 적은 없었다"며 "지난해 기록을 보니 퍼트가 너무 안됐다. 연습량도 많지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18개 연속 1퍼트' '7m 슬라이스 퍼트 지나가게 치기' 같은 미션을 정하고 연습했다. 긴장감을 느끼면서 연습을 했기 때문에 효과가 점점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효성 기자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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