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보낸 구조 물자를 실은 수송기가 31일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서 착륙했다. 신화연합뉴스 |
중국이 미얀마 지진 현장에 대규모 인력을 급파해 구조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제개발처(USAID) 해체 여파로 발 묶인 미국과 대조적이다.
중국 다국어방송 중국국제텔레비전네트워크(GCTV)와 인민망 등에 따르면 미얀마에 파견된 중국 구조대가 31일 오전 7시15분쯤 만달레이의 붕괴된 아파트 잔해에서 65시간 넘게 갇혀 있던 29세 여성을 구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중국 구조대가 구조 작업 돌입 13시간 만에 구해낸 네 번째 생존자이다. 중국 구조대는 앞서 이 현장에서 60대 여성, 5세 어린이, 임신부를 구출했다.
중국이 파견한 126명의 구조대는 지진 이튿날인 29일 미얀마 네피도 군 공항에 도착해 30일부터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중국은 이 밖에도 탐지견, 의료 키트, 무인기(드론), 지진 감지기 등을 미얀마에 보냈다. 홍콩도 미얀마에 51명의 수색·구조 인력을 파견했다.
중국은 또 미얀마 지진 구호를 위해 1억위안(약 1400만달러·203억원)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곤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얀마 인도주의 단체를 통해 최대 2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중국은 이보다 7배가 많은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유엔이 약속한 500만달러보다 2.8배 더 크다.
중국의 행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진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구조대 파견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얀마 군정의 도움 요청에 “우리는 도울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조대 파견 등의 조치 여부는 전해지지 않는다.
EU도 기후변화 감시용 ‘코페르니쿠스 위성’을 통해 긴급 구조대에 관측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더 많은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지만 구조대 파견 소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등 서방은 쿠데타로 미얀마 권력을 장악 중인 군정이 구호물자 등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민주 세력을 지지하는 서방의 백신 지원을 거부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울러 국제 구호 활동을 지휘해 온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과 인력 감축이 지진 구호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중국은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국제 사회에서 고립된 미얀마 군정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 미얀마·중국 접경지대 전화 금융사기 조직 소탕을 위해 북부 지대에서 활동하는 한족 반군을 활용하는 한편으로 미얀마 군정이 수세에 몰릴 때는 반군을 압박해 군정의 붕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 적극적인 지진 구호로 미얀마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미얀마 사회복지구호이주부 관계자는 지난 30일 “중국 구조대가 가장 먼저 친주(미얀마 서부 주)에 도착했고, 더 많은 구조대가 만달레이로 향하고 있다”며 중국 구조대의 신속한 지원이 양국의 우정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고 GCTN이 전했다.
이번 미얀마 강진으로 인한 중국인 사상자도 있다고 파악됐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중국인 1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 트럼프의 USAID ‘산산조각’에···미얀마서 존재감 사라진 미국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311601001
☞ [뉴스분석] 왕이 중국 외교장관, 미얀마 방문 목적은?
https://www.khan.co.kr/article/20240814161000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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