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정지인 가덕도 대항 일대 모습. 최종훈 기자 |
지난 3월27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남단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대항 일대 섬과 바다는 안개가 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천혜의 자연환경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된 가덕도는 부산의 유일한 유인도이며, 교량과 해저터널을 통해 거제도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약 5년 뒤면 이곳의 섬과 바다 667만㎡는 24시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국제공항으로 변모한다. 가덕도 남단의 국수봉(264.4m)과 남산(188.5m) 등도 사라진다.
가덕도신공항은 역대 정부에서 숱한 논란을 겪다 2021년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며 본격 추진됐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국책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는 면제됐다. 2023년 3월 발표한 로드맵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일정에 맞춰 개항 시점을 2029년 12월로 앞당겼다. 엑스포 유치가 불발됐지만 정부는 개항을 미룰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우선 활주로와 여객터미널 등 필수 시설을 완공해 2029년 개항을 하고 2031년 말까지 부대시설 등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공단)은 공항 부지와 여객터미널의 기본설계·실시설계를 마치는대로 올해 연말께 첫삽을 뜰 계획이다. 공단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주민 토지보상 지원을 위해 최근 현장지원센터를 설립했다. 10여년 전 폐교된 천가초교 대항분교 건물을 고쳐 만든 이곳을 신공항 건설의 베이스캠프로 삼은 것이다.
가덕도 대항동 폐교를 리모델링해 이달 문을 연 가덕도신공항 현장지원센터. 최종훈 기자 |
이날 현장지원센터에서 만난 김상환 주민보상대책위원장은 “삶의 터전을 등지고 떠나야할 주민들 걱정이 크다”면서 “충분한 보상과 함께 새도시인 부산델타에코시티로의 이주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환경단체에선 신공항 건설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과 함께 안전 문제를 제기한다. 가덕도 인근에 낙동강 철새도래지가 있어 비행기 이착륙 때 조류충돌이 빈번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조류충돌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사고의 1차 원인으로 지목돼 있다. 이에 대해 공단 쪽은 ‘가덕도신공항의 연간 조류 충돌 횟수(TPDS) 추정치가 무안공항의 수백 배’라는 환경단체 주장은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기존 공항은 조류 충돌 예방 활동의 결과가 반영됐지만, 건설 전인 신공항은 예방 활동이 없는 상태에서의 단순 추정치라는 것이다. 공단은 조류 탐지 레이더와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조류충돌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활주로의 방향,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이착륙 하늘길도 애초 철새들의 이동 방향이 고려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다에 접한 공항 특성상 안개가 자주 끼고, 강풍이 부는 점 등도 안전상 취약점으로 꼽힌다. 이윤상 공단 이사장은 “신공항은 항행안전시설을 시정거리가 200m만 확보돼도 안전하게 이착륙할 수있는 ‘카테고리 3’(CAT-Ⅲ) 등급으로 설치할 것”이라며 “주로 북서풍이 불고 때때로 강한 동풍이 있는 공항 주변의 풍향과 풍속,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활주로 방향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박용남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사업총괄처장이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신공항 건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공단 제공 |
가덕도신공항 사업비는 공항에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포함해 올해 기준 총 15조6427억원이다. 이 중 올해 9640억원이 투입된다. 예타는 면제됐지만 경제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공단 쪽은 해운·철도 물류와 연계한 물류 허브로서의 신공항 경제 효과를 강조한다. 신공항에서 약 5㎞ 떨어진 부산항 신항과 시너지를 이루는 복합물류 운송체계를 구축해 공항, 항만, 철도, 도로가 연결된 ‘콰트로(4) 포트’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는 2065년 항공수요가 국제여객 2326만명, 국제화물 33만5천t에 이를 것이라는 게 공단의 추정이다.
박용남 공단 사업총괄처장은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물건을 공항에 구축할 전자상거래 물류센터로 가져가 보관하다 해외 고객 주문이 있으면 항공으로 운송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며 “가덕도를 한·중·일 전자상거래 물류 허브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부산 가덕도/최종훈 선임기자 cjhoon@hani.co.kr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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