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데이터 기반해 맞춤형 조언
실제 의사 역할 일부 대체가 목표
애플이 2023년 9월 공개한 애플워치9와 이 제품을 이용해 혈중 산소를 측정한 결과가 스마트폰에 표시되어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2023년 10월 애플이 의료기술 업체 마시모의 혈중 산소 측정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이 기술이 들어간 애플워치9의 미국 수입 금지를 명했다. AFP 연합뉴스 |
애플이 자체 건강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실제 의사 역할을 일부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혁신하겠다는 게 애플의 목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 헬스팀을 중심으로 헬스 앱을 전면 개편하는 '프로젝트 멀베리'(Project Mulberry)를 가동 중이다. 이르면 내년 봄 출시될 새 헬스 앱은 아이폰, 애플워치 등 자사 기기와 타사 기기에서 수집한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건강관리법 등을 제안하는 것을 기본 골자로 한다. 이른바 '손안의 AI 주치의'다. 가령 심박수 관련 이상 데이터가 감지되면, 새 헬스 앱은 심장 질환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해당 질환을 막을 수 있는 생활습관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애플은 이 AI 주치의가 진짜 의사 수준의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사내 의료진뿐 아니라 수면, 영양, 정신건강, 심장의학 등 외부 전문가들을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헬스 앱에는 식단 추적 기능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가 섭취한 음식의 영양소나 칼로리 등을 자동 계산해 이를 바탕으로 AI 주치의가 체중 관리나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위한 맞춤형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아울러 아이폰 등의 카메라와 연동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분석하고 개선점 등을 짚어주는 기능도 애플은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팀 쿡 애플 CEO는 "애플이 궁극적으로 인류에 가장 크게 기여할 분야는 헬스케어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헬스케어 혁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블룸버그는 프로젝트 멀베리에 대해 "(성공한다면) 건강 관리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도 있는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평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